'K-팹리스' LX세미콘, 2년 만에 매출 두 배 뛴다

2020년 매출 첫 1조 돌파…작년 매출 2조원 돌파 예상
IT 훈풍 급성장…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익성 하락 위기
차량용 반도체 및 방열기판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 등록 2023-01-20 오후 5:18:29

    수정 2023-01-20 오후 5:20:3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국내 대표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기업인 LX세미콘(108320)이 작년 매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1조원을 넘긴 지 2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IT 기기 수요가 늘면서 수혜를 입었다. 다만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하며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 회사는 사업다각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LX세미콘 대전 본사. (사진=LX세미콘)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작년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2조2056억원이다. 전년 1조8988억원에서 1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X세미콘은 지난 2020년 매출액 1조1619억원을 찍으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LX세미콘의 실적이 증권가 추정치대로 현실화되면 2년 만에 매출액이 약 두 배로 커진다.

LX세미콘은 범 LG가인 LX그룹의 반도체 계열사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설계하는 사업이 주력 먹거리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6629억원 중 DDI 설계 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88.9%에 달한다. DDI는 TV나 스마트폰처럼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전자제품에 필수인 반도체다.

LX세미콘의 고속성장에는 코로나19 특수효과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됐고 IT 기기 수요가 대폭 늘었다. 전방 세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LX세미콘 역시 코로나 기간에 급성장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바뀌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자제품 수요가 줄어들었고 LX세미콘 역시 타격을 받았다. 작년 3분기 들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졌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90억원에서 60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작년 4분기 역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LX세미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585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년 4분기보다 31% 줄어드는 수치다. 하반기 영업이익이 빠지면서, 작년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업황에 따라 실적이 파고를 넘지만 LX세미콘은 수익성을 보전하고 DDI 중심의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신사업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LX세미콘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키우는 분야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와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 방열기판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난 신소재 SiC로 만든 전력 제어 반도체로, 고효율과 경량화가 필요한 전기차에 필요하다. 전자기기내 부품을 실시간 제어해주는 칩인 MCU도 전기차에 필요한 부품이다. LX세미콘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관기업 텔레칩스 지분 10.9%를 지난해 6월 인수했고, 차량용 제품군을 맡는 Auto개발담당 조직도 신설하며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LX세미콘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방열기판은 반도체 가동 중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판을 말한다. 고전력 반도체 사용이 늘고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 전자부품 등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 필수적이다.

LX세미콘은 LG화학(051910)이 보유한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컴포지트머터리얼스 지분 약 30%와 유·무형 자산을 70억원에 사들였다. 아울러 지난해 경기도 시흥시에 방열기판 공장을 완공해 조만간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LX세미콘은 미래 성장 동력 사업간 시너지를 내 친환경 자동차와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시장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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