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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위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가 주식 57.5%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계 PEF 운용사인 TPG컨소시엄과 칼라일 그룹이 보유한 주식은 각각 29.0%와 6.2%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투자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8조5000억원을 평가받은 것이 협상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진 직후 “지속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지난달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주주 구성 변화가 이뤄지더라도 크루분들의 권리가 침해받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카카오와 MBK파트너스간 협상은 꽤 긴 시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알려지면서 지켜보는 시선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의는 ‘회사를 인수하거나, 말거나’의 단순 전개는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경영권 인수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경우의 수가 에쿼티(지분) 인수다. 유의미한 규모의 지분 인수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중장기 발전에 베팅하겠다는 것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양측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의를 원한다는 점에서 경영권 인수 외의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정치권으로부터 난타를 당했다. 소규모 대리운전 업체를 인수하며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스마트호출’ 서비스 도입 이후 요금을 올리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투자 유치로 몸집을 불린 뒤 IPO로 막을 내리는 ‘뜨거운 안녕’에 제동이 걸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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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인수 관련 아이디어를 정립한 시기가 이때라는 말도 나온다. PEF 운용사들의 투자 철학 가운데 하나는 ‘위기 속에 기회를 엿본다’는 것이다.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이 씌워진 카카오모빌리티지만, 향후 성장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미국 우버(Uber)와 리프트(Lyft), 동남아시아 그랩(Grab)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몇 안 되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이들 기업의 국내 시장 공략이 녹록지 않은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굳건한 시장 점유율이 꼽힌다.
관건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의 현실화 가능성이다. 자금 면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 규모의 엑시트(자금회수)를 일궈냈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와 스페셜시츄에이션(특수상황) 펀드 규모 합산만 10조원이 넘는 회사다.
의지가 중요할 뿐, 자금 조성 측면에서는 불가능하진 않다는 평가다. 최근 자본시장 내 대세로 떠오른 ‘컨소시엄’ 형태로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면 더 수월한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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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들의 우려를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도 중요하다. 임직원들이 제시하는 확실한 보장이나 약속을 사측이 명문화(明文化)하기 전까지는 불신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서비스와 견줘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세간에 거론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인정해 줄 수 있을지와 어느 수준에서 협의가 결정될 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