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데이터센터 개발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새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신사가 독점하던 데이터센터 시장에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디벨로퍼, 건설사, 운용사 등 신규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4년 뒤인 오는 2027년에는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이 8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데이터시장 개발과 투자 확대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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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앞으로 연평균 6.7%씩 성장해 2027년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약 5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0% 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는 배경엔 클라우드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 때문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IT 인프라 시장규모는 2025년 2조218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25년까지 평균 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외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한국에 속속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에퀴닉스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합작법인을 세워 서울에 2개를 추가로 건립한다. 디지털리얼티는 올해 김포에 최대 64㎿(메가와트)의 용량을 수용할 데이터 센터를 착공했다. 2025년까지 3개를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오라클도 광양 내 10만5000㎡ 규모의 4세대 클라우드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도 ‘돈 보따리’를 쥐고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데이터센터리츠를 구성해 254억원을 모집했다. 현재 하남에 개발 중인 지상 10층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투자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가산디지털단지 내 4만1213㎡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만 4800억원에 이른다. 퍼시픽자산운용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투자로 죽전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 4800억원을 투입해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NHN클라우드판교데이터센터(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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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선 컬리어스 코리아 데이터센터 서비스팀 이사는 “국내외 클라우드 사업자의 한국 진출이 이어지면서 한국의 데이터 센터 시장은 계속 확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글로벌 데이터 센터 오퍼레이터와 리츠, 사모펀드가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도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GS건설은 액티스·파빌리온자산운용 등과 함께 경기도 안양에 데이터센터를 조성 중이며 데이터센터 운영을 전담할 자회사인 ‘디씨브릿지’를 설립했다. SK에코플랜트는 디지텔엣지와 협력해 인천 부평에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NHN와 함께 경남 김해시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개발할 예정이다. 보성그룹은 2030년까지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400㎿급 데이터 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조성욱 컬리어스 코리아 데이터센터 서비스팀 전무는 “데이터센터가 사업용 부동산의 주요한 섹터로 부상하면서 국내 운용사와 리츠에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상품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이 데이터센터 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한국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자금의 한국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리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