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0곳 중 9곳, "내년 최저임금 동결해야"

중기중앙회·경총 中企 600개사 대상 조사
기업 88.1% "최저임금 동결 혹은 인하해야"
"고용유지조차 어려워…경제상황 고려한 최저임금 결정을"
  • 등록 2020-06-01 오후 1:05:00

    수정 2020-06-01 오후 9:32:02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인력운용제도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고용유지 지원금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제 위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절반 이상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오를 경우 ‘고용 축소’로 대응하겠다고 답해 경영악화를 실감케 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고용 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조사기업 88.1%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 80.8%는 ‘동결’, 7.3%는 ‘인하’로 답해 최근 5년 동안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최근 2년 간 최저임금 29.1% 인상으로 경영이 가장 어려웠던 작년보다도 높은 수치다.

아울러 기업들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오를 경우 ‘신규채용 축소’(44.0%) 및 ‘감원’(14.8%) 등 고용 축소로 대응할 것으로 응답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경영악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응답 기업 76.7%는 전년 대비 현재 경영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기업 중 65.7%는 2분기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상황이 지속하면 감원이 불가피한 시기에 대해서 33.0%는 ‘6개월 이내’, 45.0%는 ‘9개월 이내’로 응답했다. 즉, 현재 임금수준에서도 고용유지조차 매우 어려운 상황임이 드러났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경영·고용상황 회복에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56.5%)을 차지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 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현재 기업들은 외부 불가항력 요인에 의한 출혈 경영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최저임금 결정 법정 시한은 다음 달 29일까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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