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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비대면 시대 수혜 산업으로 부각된 정보보안 업체들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재택근무 등이 확산되면서 보안 수요가 늘었고, 이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 보안 솔루션들이 톡톡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자본시장에서도 달라진 위상을 체감하게 됐다.
전통적 비수기 뚫고 최대실적 행진…신사업 효과 `톡톡`
23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안랩(053800), 시큐아이, 지니언스(263860), 라온시큐어(042510), 휴네시온(290270) 등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2분기는 보안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랜섬웨어 공격이 급증하면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안랩의 상반기 매출액은 8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했으며, 시큐아이도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5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시큐아이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20배 가까이 늘었다.
시큐아이는 연초 차세대 방화벽 신제품 출시, 디도스(DDos) 공격 대응 전용 보안제품 등을 선보인 것에 힘입어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등 제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220억을 달성했다. 시큐아이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자사 제품 및 서비스 판매가 늘어나면서 이익도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올해 광주은행, DB손해보험 등 금융권에서만 3곳의 신규 레퍼런스를 확보했으며 중앙부처, 지자체, 공사 등 다수의 공공기관에 EDR을 공급했다”며 “기존 도입기업의 수요 증대, 외산 솔루션에 대한 윈백(대체 도입) 등 질적으로도 톡톡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기관투자 러브콜…“하반기 주목도 더 높아질 것”
보안 업체의 선전은 주식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과거 국내 보안시장 자체가 워낙 작고 큰 변동성이 없어 투자자에게 외면받던 시절에는 보안 업체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를 1년에 한두건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으나, 올해에는 이미 20건에 육박하는 리포트가 나왔다. 대부분 디지털 전환 및 인프라 투자 확대로 보안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성장이 기대된다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기관투자자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자료를 요청할 정도로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에 실적이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주목도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소프트캠프 관계자는 “조달 자금은 보안 솔루션 관련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 및 지분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라며 “설립 초기부터 우리 회사를 관심있게 지켜본 기관투자자도 있는데, 미래 가치를 충분히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운용사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미국 미리 캐피탈매니지먼트는 지난 4월 지니언스 주식 12억5000만원어치를 추가 매수하면서 6.57%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신규 보고했다. 이후에도 29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매수하면서 지분율을 지난 7월기준 7.92%까지 늘렸다.
미리 캐피탈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였지만, 지니언스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미국 등 해외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니언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고, 지난 4월에는 이스라엘 건설사에 NAC를 수출하기도 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미리 캐피탈이 요청해 미국법인에서도 IR 활동을 해 글로벌하게 기업가치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