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급망 병목 재발…"中 봉쇄해제로 화물 급증"

LA·롱비치항 화물 대기기간, 1월 3.5일→5월 11.3일
LA항서 대기중인 컨테이너 2.8만개…2월比 3배 급증
美연휴 겹쳐 내륙 창고도 포화…"옮길 곳 없어"
  • 등록 2022-06-29 오후 3:15:34

    수정 2022-06-29 오후 9:17:3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공급망 병목 현상이 재발하고 있다. 중국이 이달부터 코로나19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이 갑자기 늘어난 탓이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태평양상선협회(PMSA) 자료를 인용, 캘리포니아주 LA항과 롱비치항에서 수입 컨테이너가 머무는 기간이 지난 5월 1일 기준 11.3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12.4일로 고점을 찍은 뒤 올해 1월 3.5일까지 줄었다가, 최근 다시 두자릿수로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기간이 늘어난 것은 중국 정부가 이달 1일부터 상하이에 대한 봉쇄조치를 해제하면서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롱비치와 LA항을 포함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항구들은 아시아에서 들여오는 화물의 42%를 담당하고 있다.

항구에 내려진 컨테이너들을 내륙으로 옮겨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데, 문제는 내륙 물류창고들도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창고들의 공실률은 코로나19 전엔 5%를 유지했지만 현재는 0.3%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봉쇄가 풀린데다, 미국에서는 학교 운영이 재개되고 여름휴가 등 연휴 시즌이 겹치면서 유통업체들이 더 많은 제품들을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럭 기사들은 운송 물량을 줄이고 있다. 물품을 싣고 가도 창고에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트럭을 통한 육로 운송은 무게 기준으로 미국 전체 화물의 70%를 차지한다. 항만트럭협회의 매트 슈랩 회장은 “(내륙) 물류창고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트럭 운전사들도 바쁘지 않은 이상 굳이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결국 항구에 쌓이는 컨테이너는 계속 늘어나고, 새로운 컨테이너를 들일 여유 공간은 줄어 적체 현상이 더욱 악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LA항의 경우 지난 27일 기준 항구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가 약 2만 8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보다 3배 늘어난 규모다. 이중 3분의 2는 최소 9일 이상 항구에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철도노조까지 파업을 예고해 공급망 악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30개 이상의 철도를 운영하는 철도노조는 사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다음 달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조만간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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