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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B국민은행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IPO는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받겠지만 가계대출 등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키워준 격이 되기 때문이다. ‘웃지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게 KB국민은행의 상황인 셈이다.
KB국민은행, 카카오뱅크 상장 평가이익 기대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설립 초기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금융사업 경험이 없던 카카오뱅크에 국민은행 직원들이 건너가 초반 사업 기반을 닦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보유지분율은 9.35%로 카카오(31.78%)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7.10%)에 이어 3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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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의 IPO 기업 가치를 10조원 중반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지난 5월 12일 리포트에서 카카오뱅크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급속하게 성장 중이란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봤다.
성완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라면 5~10년 뒤 업계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고까지 했다. 그는 성장성만 놓고 봤을 때 20조원 기업 가치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증권가 예상대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20조원 선에서 결정이 된다면 국민은행의 투자 수익은 1조5000억원 이상이 된다. 카카오뱅크 출자는 KB금융의 성공한 투자 사례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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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은행의 가계 일반 대출 규모는 270조원 가량이다. 기업대출이 아직 없는 카카오뱅크의 여신 자산은 21조6075억원으로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기존 은행들이 하지 못하는 중금리 대출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어 여신 자산 규모는 5년내 50조원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주무대였던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카카오뱅크를 위시한 인터넷뱅크의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은행들은 더 힘든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것에 내부 반대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강력한 도전자를 돕는 꼴이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당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주주들과 임직원들을 설득했고, 카카오뱅크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기업이 강력한 경쟁자가 되겠지만, 그들의 ‘사업 하는 법’, ‘조직 문화’ 등도 배워야 한다는 윤 회장의 철학이 담긴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바라보는 은행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디지털화를 서두르는 것도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뱅크 급성장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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