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색으로 칠해 살아있는 B세포만 골라낸다

IBS 연구팀, 세포식별 도구로 형광분자 개발
세포막 차이로 혈액 속 원하는 세포만 선별
  • 등록 2021-04-19 오후 12:57:33

    수정 2021-04-19 오후 12:57:33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형광색으로 염색해 면역세포에서 원하는 세포만을 골라낼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장영태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살아있는 B세포를 식별할 새로운 형광분자 ‘CDgB’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장영태 기초과학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사진=기초과학연구원)
혈액은 혈장,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으로 구성된다. 혈액에는 독특한 기능과 특성이 있는 세포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각 세포를 식별해야 사람 몸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림프구는 백혈구의 25%를 차지하는데 T세포, B세포, NK세포 등 면역 담당 세포들이 있어 중요하다.

그동안 혈액 세포 식별에는 주로 항체를 활용했다. 세포가 가진 고유의 바이오마커와 항체가 결합해 세포를 식별했다. 다만 세포를 고정하거나 세포를 죽인 후 항체를 도입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상태에서 세포를 식별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면역세포 중 B세포와 T세포는 몸속에서 다른 역할을 한다. 면역치료나 세포 이상을 늦지 않게 파악하려면 두 세포를 구분해야 한다. 두 세포는 크기와 모양 등의 물리적 특성이 비슷해 항체 도움 없이 형광 분자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기존 바이오마커가 아닌 세포 자체의 차이를 이용해 세포를 식별했다. 생쥐의 비장에서 B세포와 T세포를 분리한 뒤, 1만 개의 형광분자를 도입했다. 세포막에서 B세포만을 골라 염색하는 형광분자를 발견하고, CDgB라고 이름 지었다.

이후 CDgB가 세포막 지질의 길이 차이를 통해 B세포와 T세포를 구분한다고 예측하고, 실험으로 증명했다.

실험결과, 세포막의 유연성에 따라 형광의 세기가 다르게 나타났다. 세포막이 부드러운 분화 초기 단계인 B세포에 CDgB를 적용하면 강한 형광 빛을 내지만, 상대적으로 덜 유연한 성숙한 B세포에서는 약한 형광 빛을 냈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살아있는 상태에서 세포를 식별할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며 “CDgB는 형광 세기를 토대로 세포의 이상을 파악하고, 질병을 먼저 예측하는데 활용할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9일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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