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처럼 치매 원인 물질만 빨아들여 제거한다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베타·아밀로이드' 선택해 제거
  • 등록 2020-03-03 오후 12:00:01

    수정 2020-03-03 오후 12:00:0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뇌질환인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 물질만 선택해 제거하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준석 분자인식연구센터 박사팀이 박찬범 한국과학기술원 교수팀,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공동연구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흡입하고, 이를 제거하는 나노청소기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특정 물질을 목표로 해 빨아들이는 나노청소기의 구성과 작용 개략도.<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뇌 속에서 응집되는 특성이 있다. 이 단백질이 과도하게 응집되면 신경세포를 사멸시키고 시냅스를 파괴해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가속시킨다. 응집을 막기 위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하거나, 생성된 단백질이 서로 응집하지 않도록 항체나 저해체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효과적 치매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했다.

이준석 박사팀은 이미 생성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흡입해 제거하고, 독성물질의 생성을 예방하는 전략에 주목했다.

특정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베타·아밀로이드을 선택하는 물질이 필요하다. 기존 항체는 몸속에서 안정성이 떨어지고, 몸속 다른 분자와도 결합할 수 있어 그 효율성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이에 거대한 구멍을 갖는 나노입자를 설계하고, 넓은 표면적을 갖는 나노 구조체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이 구조체에 표적 물질에 대한 선택성은 높으면서도 보통의 항체보다 작아 더 높은 효율로 흡입할 수 있는 미니항체(scFv)를 부착해 표적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선별해 흡착토록 했다.

나노구조체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흡착하고,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비정상적 응집을 80% 이상 차단해 신경 독성을 완화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으로 미래 항·아밀로이드성 억제제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준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나노청소기를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을 흡입해 신경독성 물질의 응집저해가 가능할 것”이라며 “응용 범위를 확장하면 체내 다양한 유해물질을 선택해 제거하는 나노청소기로써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어드밴스드펑셔널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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