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지표 -5.9% '상하이 봉쇄후 최악'…생산·투자도 부진

중국 11월 소매판매 두달째 마이너스
산업생산은 2.2%…전망치 밑돌아
中경제공작회의, 적극적 재정정책 나오나
갑작스런 '위드코로나' 악재 될수도
  • 등록 2022-12-15 오후 3:30:09

    수정 2022-12-15 오후 7:42:28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중국의 내수 경기를 나타내는 11월 소매판매 지표가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인 산업생산도 예상을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지도부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할 중앙경제공작회의를 15일 비공개 개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통화 정책과 방역 완화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AFP
소매판매·산업생산 모두 부진…전망 밑돌아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1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마이너스(-) 3.7%는 물론 전월의 -0.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감소세로, 상하이 봉쇄 타격을 받은 4월(-1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소비는 연초 베이징동계올림픽 열기 등으로 회복했으나 3월부터 대도시 봉쇄 충격을 받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다. 상하이 봉쇄가 해제된 6월(3.1%)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V자’ 회복을 하는 듯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지난 10월에 이어 두달째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6%는 물론 전월(5.0%)을 밑도는 수치다.

산업생산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경제지표다. 아직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증가폭은 줄어든 모습이다. 중국 전역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많은 도시에서 공장 생산이 멈추고 수요가 줄어든데다 각 도시의 통제 정책으로 물류도 정체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도 침체된 상황이다.

지난 1~11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에 그쳐 전월 5.8%(1~10월 누적)에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고정자산투자는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11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5.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1월에 17.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10월(17.9%)보다는 개선됐다.

중국 월간 소매판매. 사진=국가통계국
中경제공작회의, 적극적 재정정책 나오나

국가통계국은 이날 실물지표를 발표하면서 “경제 회복의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를 5.5%로 제시했으나, 이 같은 흐름으로는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3.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최근 ‘제로코로나’ 정책을 빠른 속도로 완화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위드코로나로 전환이 오히려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레이먼드 영 호주&뉴질랜드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방역 규제가 해제된 후 (코로나) 감염 확산이 지속되면서 12월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3%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지난 13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급증이 불가피하다”며 “중국의 방역 완화는 앞으로 몇 개월간 (중국 경제에)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날부터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당해 거시경제 운영 성과를 살펴보고 다음해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최고위급 경제회의로, 통상 12월 중순 2∼3일간 비공개로 진행된다.

올해 회의는 특히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열리는 첫 회의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지난 6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내년에도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성장) 경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온건한 통화 정책을 강조한 만큼, 관련 사안이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날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월과 같은 2.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발표 예정인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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