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사모펀드도 `펀드넷`으로 자산 정보 공유한다

옵티머스 `사기` 펀드 재발 방지책 일환
예탁원, 사모펀드 잔고 대사 지원 시스템 구축
  • 등록 2020-08-03 오후 12:52:23

    수정 2020-08-03 오후 9:16:4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사모펀드로 자금을 모아놓고 실제론 대부업체, 부동산 개발업체 등 부실 사채에 투자한 사기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옵티머스운용의 펀드 기준가격 산정을 맡았던 한국예탁결제원은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비시장성 자산에 표준코드를 만들어 공모펀드처럼 펀드넷(FundNet)을 통해 투자자산 내역을 등록해 이를 수탁사, 판매사, 운용사, 사무관리사가 상호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중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자산이 사모사채인지, 부동산 담보채권인지, 매출채권인지 등을 구분할 수 있고 이를 펀드를 판매하는 판매사, 펀드 자산을 보관하는 수탁사, 펀드 기준가격을 산정하는 사무관리사가 상호 확인할 수 있어 최소한 옵티머스 같은 사기 사건은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옵티머스 사건의 경우 펀드 자산을 대부업체 사채 등에 투자해놓고 이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고 속였던 만큼 실제 투자자산을 보관하는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사인 예탁원이 상호 자산을 확인하기만 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단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예탁원은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펀드넷을 통해 시장참가자간 펀드 자산정보를 상호확인할 수 있는 펀드 자산 잔고 대사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펀드넷은 자산운용사, 수탁사, 판매사, 사무관리회사 등 금융회사간 전화, 팩스, 이메일 등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펀드의 설정, 환매, 결제, 운용지시, 감독 지원 등의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으로 2004년 이후 공모펀드의 투자 자산은 모두 펀드넷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다만 사모펀드는 주로 부동산 담보채권, 매출채권, 사모사채, 메자닌 등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고 있어 이를 표준코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탁원 관계자는 “펀드 잔고 대사 지원시스템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선 동일 투자자산에 대해 시장참가자별로 자체 생성, 관리하고 있는 비시장성 자산 코드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과 펀드 자산 잔고 대사 지원시스템은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사모펀드가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최소한 투자자산을 종류별로 표준코드화할 경우 최소한 사모사채에 투자해놓고 매출채권이라고 거짓말하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이를 위해선 자산운용업계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 예탁원은 업계와 TF를 구성, 운영에 협의할 예정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자산운용회사(사무관리회사)와 수탁사간 전송한 펀드 투자자산 내역(자산명, 자산코드, 잔고 등 정보 포함)을 비교, 검증함으로써 안정적인 잔고 대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탁원은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된 이후에는 사모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비시장성 자산에 대한 운용 지시 지원서비스와 해당 거래내역에 대한 상시 감시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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