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성수동 팝업현장 가보니[르포]

1984년 출시후 40년 동안 91억개 팔린 짜파게티
“한국인 소울푸드, 이젠 세계인 즐기는 제품으로”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 팝업 매장서 선공개
  • 등록 2024-04-12 오후 5:33:03

    수정 2024-04-12 오후 5:47:06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핫플레이스’ 성수동 카페거리에 짜파게티 봉지가 큼지막하게 그려진 분식집이 등장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올리브를 연상시키는 연두색 유니폼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주방에서는 고소한 짜파게티 냄새가 새어 나와 코를 자극한다. 입에서 군침이 절로 흐른다.

성수동에 문을 연 짜파게티 40주년 팝업스토어 (사진=한전진 기자)
농심(004370)이 짜파게티 40주년을 맞아 성수동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고 짜장라면 확대 공세 수위를 높인다. 국내 짜장라면 점유율 1위 타이틀을 가진 짜파게티는 1984년 3월 출시 이후 누적 매출액 3조9000억원을 넘어선 제품이다. 누적 판매량이 91억개에 달한다. 판매된 짜파게티 봉지를 일렬로 놓으면 지구 둘레를 43바퀴를 돌 수 있다. 농심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넘본다는 계획이다. 이날 농심은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도 선공개했다.

현재 짜파게티의 국내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기존 상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비하는 ‘모디슈머’ 시장을 저격했던 덕이 컸다. 지금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레시피가 탄생 중이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짜파게티는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 라면 제품 중 가장 많은 해시태그(#)가 걸려있는 제품이다. 40년의 역사만큼 남녀노소의 추억이 묻어있는 라면이기도 하다. 농심은 이런 점을 반영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농심 짜파게티 분식점 팝업스토어 내부 이미지 (사진=농심)
짜파게티 히스토리존의 1982년 당시의 연구 개발일지 (사진=한전진 기자)
팝업스토어는 1층의 쿡존과 2층의 플레이존으로 나뉘어 있다. 쿡존에 들어서면 무인 키오스크 주문기기가 있다. 이곳에서 대표 모디슈머 상품인 짜파구리, 마라짜파게티, 파김치-치즈토핑 짜파게티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짜파게티 상품뿐 아니라 신라면과 너구리 제품도 맛볼 수 있다. 셀프 조리기기를 이용해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면 익힘, 맵기, 토핑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백미는 플레이존이다. 대형 짜파게티 포토존, 짜파게티 출시년도인 1984년을 콘셉트로 짜파게티에 대한 과거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히스토리존 등 체험이 가능하다. 1982년 수기로 작성된 최수복 농심 연구원의 짜파게티 연구 개발 일지도 볼 수 있다. 참여하면 농심 제품을 경품으로 주는 게임 콘텐츠도 발길을 붙든다. 짜파게티의 대표 광고 카피였던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를 활용한 ‘일요일 캘린더 게임’, ‘짜파게티 요리사 자격증’ 획득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농심은 짜파게티를 신라면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유학생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짜파게티 등 K라면을 알리는 홍보를 이어간다.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캐릭터도 만들었다. 짜파게티 소스와 올리브유를 형상화한 ‘짜스’와 ‘올리’다. 심규철 농심 면마케팅실 상무는 “텍스트적인 부분보다 이미지 등 친밀감을 고려했다”며 “아직 짜파게티의 해외 매출은 미미하지만 조금씩 제품을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이날 신제품 ‘짜파게티 더블랙’도 선보였다. 최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유탕면 대신 건면을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칼로리가 20%가량 낮다. 제품에는 권장량의 37%에 달하는 칼슘도 첨가했다. 대신 스프에는 소고기 풍미를 새롭게 첨가하고 볶음양파분말 함량을 늘렸다. 이 덕분에 기존 제품보다 맛과 풍미가 더 깊어졌다는 것이 농심의 설명이다. 가격은 기존 짜파게티보다 400원 비싼 1600원으로 오는 29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심 상무는 “짜파게티가 그동안 한국인의 소울푸드였다면 이제는 세계인이 즐길수 있는 라면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이번 팝업 매장은 K레스토랑인 분식집과 K짜장면인 짜파게티가 융합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짜파게티 더블랙은 기존 제품보다 영양을 생각하면서도 맛을 높인 제품”이라며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짜파게티의 입지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짜파게티 더블랙의 더 커진 콩고기 건더기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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