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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3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20.2원)보다 11.2원 오른 1331.4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3일(1336.6원) 이후 두 달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오른 1321.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가파르게 올라 1330원 부근까지 상승했다. 오후 무렵 1330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1330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들어 홍해발(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대만 총통 선거로 인한 미국과 중국의 대립, 북한 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36분 기준 102.94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102 중반대에서 후반으로 오른 것이다.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19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로 모두 상승세다.
여기에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주춤한 모습이다. 이는 국내 증시와 위험통화인 원화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역외 달러 매수세가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다소 잠잠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9.5%를 기록했다. 전날 70%대에서 소폭 하락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의 요아힘 나겔 독일연방은행 총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냈다. 이에 유로존의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유럽증시는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ECB에서 금리인하 프라이싱에 대해 경고했지만 미국이 휴장이라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아시아 통화들이 유독 약세이고, 리스크오프(위험회피) 분위기에 더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주춤한 영향으로 원화가 과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1330원을 돌파한 만큼, 이날 종가까지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뉘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특별한 악재없이 시장의 심리로 환율이 오른 것”이라며 “뚜렷한 변수 없이 하루 종일 환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긴 힘들다고 보고 있어, 종가는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역외에서 달러 매수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국내증시도 조정을 보이고 있어서 1330원대에 안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일단 1300원대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진 것으로 보고, 1200원대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