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 테슬라’ 빈패스트, 화려한 나스닥 데뷔…GM·포드 제쳐

스팩 합병으로 나스닥 우회상장…첫날 주가 68% 급등
시총 850억달러, 상장 전의 3배…"GM·포드보다 많아"
"거래량 적어 변동성 커…주가 상승 지속 여부 불투명"
  • 등록 2023-08-16 오후 4:14:46

    수정 2023-08-16 오후 4:14:46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베트남의 테슬라’라 불리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가 미국 나스닥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첫 날부터 주가가 폭등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지난 3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매장에서 첫번째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인 빈패스트 전기차가 주차돼 있다.(사진=로이터)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이날 카지노 거물인 로런스 호가 만든 특수목적합병법인(SPAC·스팩) 블랙스페이드애퀴지션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거래소에 우회 상장했다.

상장 첫 날인 이날 빈패스트의 주가는 22달러에 시작해 68% 급등한 37.06달러에 거래를 마쳐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시총은 850억달러로 불어 포드(480억달러), GM(460억달러), 스텔란티스(570억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업체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중국 전기차 선두업체인 비야디(939억달러)의 가치에 근접했다.

시총 850억달러는 나스닥 데뷔 전과 비교해 몸값이 세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지난 6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스팩 합병 서류에 따르면 블랙스페이드애퀴지션은 빈패스트의 기업 가치를 230억달러로 책정했다.

블룸버그는 “빈패스트는 올해 스팩 합병에 따른 우회 상장으로 뉴욕증시에 데뷔한 기업 가운데 최고의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어서 주가와 시총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주가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미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인 니콜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콜라의 주가는 2020년 6월 스팩 합병으로 우회 상장한 뒤 며칠 만에 공모가의 8배인 8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팩 합병 기업들의 주가는 우회 상장 후 평균 약 45% 하락했으며, 18개 업체는 기업가치가 70% 이상 증발했다.

작년 11월 25일 베트남 하이퐁시에서 미국으로 가는 자동차 운반선에 실릴 빈패스드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사진=로이터)


빈페스트는 베트남 최고 부자 팜 니얏트 브엉 회장이 2017년 9월 베트남 빈그룹의 자회사로 93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다. 올해 상반기에 전 세계적으로 총 1만 1300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엔 지난해 말부터 진출해 올해 3월부터 차량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북미에 약 3000대를 수출했지만 초기 판매는 부진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국 내 등록된 빈패스트 차량은 137대에 불과하다.

빈페스트의 최대 경쟁사는 단연 테슬라다. 빈패스트 VF8 모델의 미국 내 시작가는 4만 6000달러로 테슬라의 모델Y 가격인 4만 7740달러보다 낮다. 다만 모델Y는 미국산 전기차에 제공되는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만, VF8은 받을 수 없다. 이에 빈패스트는 40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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