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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6원 오른 1367.7원에 개장했다. 이후 개장가 부근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나고 기자간담회가 시작될 무렵부터 상승 폭을 확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끝난 직후인 오후 12시 1분에 1370원을 돌파해, 1375.5원까지 곧장 상승했다. 오후 내내 환율은 쉽게 하락하지 않으며 고점 부근에서 마감했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이는 연고점이자,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8.5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날 136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370원에 안착하며 이틀간 20.5원이나 상승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며 10회 연속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치솟고 있는 환율에 대해 “우리나라만 (통화)절하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는다. 환율은 주변국 영향이 크다”며 “펀더멘털 대비 절하되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쏠릴 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총재의 환율 발언이 구두 개입성이 아닌, 달러를 비롯한 주변국 통화에 의해 환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으로 인식되면서 정부의 개입 의지가 크지 않다고 시장은 해석했다. 간담회 이후 시장에선 달러 매수에 더욱 베팅하며 1370원 레벨로 오를 수 있게 도움닫기 역할을 해줬다는 분석이다.
이 딜러는 “총재가 원·달러 환율 레벨이 다른 통화대비 섣불리 개입할 레벨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시장에선 당분간도 이 레벨을 용인하는 걸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고용, 물가 등 경제 상황이 여전히 탄탄하면서 6월 금리인하 기대가 소멸됐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 강세는 더욱 지지됐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3시 43분 기준 105.65을 기록하고 있다. 연중 최고치이자,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음주에도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레벨을 탐색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유일한 환율 하락 재료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었는데 그것마저 없어졌다”며 “이미 1380원 근처까지 왔기 때문에 다음 레벨은 140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달러 강세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분기점이 잘 보이지 않아 환율이 계속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41억1500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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