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저출산 심각…올해 출생아 20% 이상 급감할 듯

작년 1000만명 하회 이어 올해 출생아 700만명대 전망
"中경제 전망 어두워 젊은 세대 결혼 미뤄"
  • 등록 2023-08-11 오후 5:11:01

    수정 2023-08-11 오후 5:11:01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700만명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동부 장쑤성 타이저우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현지시간) 중국 북경대 의과대학 전망을 인용해 올해 중국의 출생아 수가 800만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출생아 수가 957만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0% 이상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수는 지난 5년 동안 약 40% 감소했다.

출생아 수 감소는 중국 전체 인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대기근이 발생한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85만명 뒷걸음질쳤다. 아울러 최근 수년 간 출산율 급감으로 지난해 중국 내 유치원 수(28만 9200개)도 전년대비 5610개 줄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유치원 수가 줄어든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치원에 등록한 학생 수는 총 4630만명으로 전년대비 3.7% 감소했다.

특히 경제적으로 미래가 불투명해 혼인을 기피하는 사회적 현상이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683만명으로 9년 연속 감소해 1970년대 후반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SCMP는 “경제가 계속 어려움을 겪고 향후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중국의 젊은이들은 결혼을 미루고 삶에 수동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현금 보상, 육아 휴직, 주택 보조금 등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음에도 중국의 저출산은 가속화하고 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중국이 출산율 제고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이고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즉각적인 출산율 제고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챠오 지에 북경대 건강과학센터 학장은 “가임기 여성 수 감소 및 불임 비율 증가가 우려된다”며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질병 예방 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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