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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과수화상병이 미발생 지역에서 발생하고 의심신고가 증가함에 따라 ‘병해충 위기단계별 대응조치’에 의거해 22일부로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과수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과수화상병은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 시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을 보인다. 치료약제가 없고 전파력도 강해 발생 시 피해가 큰 편이다.
23일 기준 5월 한달간 과수화상병 확진 농장은 68곳(50.3ha)이다. 확진 농장은 지역별로 경기 안성(22곳)·평택(2곳)·이천(1곳)·남양주(1곳), 충북 충주(38곳)·제천(3곳)·음성(2곳), 충남 천안(19곳) 등이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 처음 유입된 후 통상 5~6월에 발생했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4월에도 검출되는 등 발생 시기가 빨라졌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했고 3~4월 평균기온이 높아 나무 궤양에 숨어 있던 병원균이 일찍 활동했기 때문으로 농진청은 분석했다. 적과작업 등 농작업을 진행하면서 농가의 자가 예찰에 따른 신고도 증가세다.
5월 확진건수는 지난해 5월(82농가)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 전수 조사를 실시한 반면 올해는 의심신고 위주로 진행해 감소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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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과수화상병 피해가 가장 컸던 만큼 올해 과수 농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744건으로 전년(188건)대비 295.7%(556건) 급증한 바 있다.
최근 사과·배 등 주요 과일은 이상 저온 등 기후 변화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음식료품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상승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도 5월 농업관측을 통해 사과·배 저장량 감소에 따른 출하량 부족으로 가격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과수화상병 확산으로 과수원 매몰 등 방역 조치를 적용할 경우 수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농진청은 과수화상병 위기경보 단계 상향에 따라 대책상황실을 발생 시·군 중심에서 각 도(제주 제외)와 사과·배 주산지 시군, 발생 인접 시군에 확대 설치·운영한다. 확산방지를 위한 긴급예찰과 매몰 지원, 사후관리 등 공적방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다음달 14~25일에는 발생지역을 비롯한 특별관리구역(10개시군) 등 전국의 사과·배 농장을 대상으로 예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과수화상병 발생이 많고 상시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은 병의 증상과 간이진단을 통해 예찰·신고 즉시 현장 확진과 방제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진청은 그간 과수화상병 대처를 해온 만큼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월동기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과수농가·지방자치단체와 예방·예찰 활동을 강화했으며 발생지역과 특별관리구역에 대한 사전 방제를 실시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온 만큼 올해는 과수화상병 발생이 줄어드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적과, 봉지씌우기 등 농작업시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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