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은행들의 가계대출 심사가 앞으로 한층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시행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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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201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은행들의 3분기(7~월) 가계 대출 태도지수는 마이너스(-) 18로 집계됐다. 대출 태도지수는 숫자가 낮을수록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 넘게 나오는 상황은 반영되지 않아 조사 결과보다 대출 태도가 좀 더 깐깐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가계주택 주택대출 태도지수는 -18로 전분기(-9)보다 더 대출 심사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신용 대출 태도지수도 -18로 2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리스크 관리 필요성 증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주택 및 가계일반 자금 대출 모두 심사가 전분기보다 크게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29일 차주 단위 DSR 확대 적용 등의 규제책을 발표했는데 해당 규제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가계 대출 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라 은행은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소득이 더디게 개선되고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에 신용위험지수는 18로 전분기(6)보다 크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가계의 일반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 전세가격 상승으로 주택자금 수요 지수가 6으로 전분기(0)보다 높아지겠으나 일반자금 수요지수는 DSR규제 강화로 0으로 집계, 전분기(18)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9)보다 깐깐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상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9월말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 지수는 -3으로 전분기(-3)와 같은 전망이다.
대기업은 은행 자금 조달이 수월하지 않을 경우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나 중소기업은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출 태도 지수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다며 중소기업 신용위험 지수가 15로 전분기(18)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코로나19 지속에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 대출수요 지수는 12로 집계돼 전분기(21)보다는 낮았으나 플러스로 나타났다.
한편 저축은행(-12), 신용카드(-13), 상호금융조합(-22), 생명보험(-5)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 지수는 차주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될 우려에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가 상호금융조합의 거액·부동산업·건설업 여신(대출) 한도 도입 등 규제를 강화한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