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 '갑상선 질환'과 감기 착각 말아야

발병률 높은 갑상선 질환, 감기와 증상이 겹쳐 쉽게 무시돼
  • 등록 2020-10-29 오전 11:07:56

    수정 2020-10-29 오전 11:07:5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찬 바람 부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벼운 감기 증상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겨울이 되면 기온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면역력까지 약해져 잔병치레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유난히 추위를 타는 30대 이상 여성이라면,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여성이 주의해야 할 질병 진료 현황’에 따르면 30대 이상 여성 상당수가 갑상선 질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갑상선암 연령대별 여성 환자 수는 20대 7,752명에 30대 4,820명 ▲갑상선기능저하증은 20대 24,445명에 30대 79,252명 ▲갑상선기능항진증은 20대 20,664명에 30대 36,987명으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성별로는 ▲갑상선암이 여성 29만 206명으로 남성 6만 3,912명보다 4.5배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여성 43만 8,854명, 남성 8만 2,248명으로 5.3배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여성 17만 8,188명, 남성 7만 2,174명으로 2.5배 차이가 날 정도로 여성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드러났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호르몬 분비 기관으로 나비 모양처럼 생겼다. 체온 유지와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며 호르몬이 너무 많거나 적게 분비되면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긴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대사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하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 기온이 별로 낮지 않아도 감기 몸살처럼 으슬으슬 춥고 딱히 많이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할 때 의심할 만하다. 반대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될 때 발생한다. 유독 몸에 열이 많아 더위를 쉽게 타며 체중 감소, 코 막힘,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는 증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갑상선암의 경우 갑상샘에 생기는 혹 중에서 주변 조직을 침범하고 몸의 다른 기관으로 전이하는 악성 혹을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 암의 2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지만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까워 ‘착한 암’으로 인식하는 편이다. 그러나 예후가 좋다고 방치했다가는 림프샘까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발견 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은 “갑상선 질환은 만성피로, 입맛 저하, 목이 붓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 감기와 겹치는 증상이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 쉽다”라며 “만약 앞서 언급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갑상선 기능검사,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없는지, 갑상선 결절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정 과장은 “주 3회 이상 정기적인 운동은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30대부터 각종 갑상선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급증하는 만큼 평소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갑상선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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