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회·지배구조 취약…ESG 경영 도입 필요"

서스틴베스트 보고서
  • 등록 2021-08-04 오전 11:33:41

    수정 2021-08-06 오후 5:15: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ESG평가 및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쿠팡에 대해 S(사회)와 G(거버넌스)가 상당히 취약하다고 분석하면서 ESG경영을 도입해 비재무적 리스크에 대비하고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4일 서스틴베스트가 발간한 ‘쿠팡의 장기적 기업가치를 위한 ESG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기본적인 인적관리 및 보건 안전체계가 미비해 업종대비 높은 산재신청율 및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S에서 아쉬움을 보여줬다. 공급망 관리에 있어서도 오픈마켓 판매자와의 거래에서 컨텐츠 독점에 따른 저작권 침해 및 최혜조항 요구 등의 불공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쿠팡에 대한 공정위 심사와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도입의지는 이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사진=연합뉴스)
G에서는 ‘차등의결권’으로 인해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지고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할 수단이 없어 일반주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을 펼 잠재적인 위험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차등의결권은 해외 대형 IT 기업이 선호하면서 한국증시에도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도입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던 제도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차등의결권이 경영권 방어의 필수조건이라는 의견에 대한 반례를 제시하며 단기적인 주식 수익률은 차등의결권 구조에서 더 좋아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기업가치에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해외 연구 결과들을 제시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아마존이 되고자 하는 쿠팡의 성장전략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현재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당시 미국과 달리 경쟁이 치열할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라는 ESG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IT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공정화법 도입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쿠팡의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이유로 설명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쿠팡이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고려하여 균형잡힌 성장을 위해 ESG 경영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노사관계 정립 및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보건 및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며, 불공정한 약관을 개선하고 소비자 불만해결에 적극적인 노력과 ESG 정책 마련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쿠팡은 사회부문 및 지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차등의결권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같이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지고 소수 주주권이 취약한 상황에서 이를 도입할 경우 주주평등권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지만 효율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하고자 한다면 비상장 벤처기업 허용 및 상장 후 즉시 효력상실되는 일몰조항 적용과 같은 고강도의 안전장치를 도입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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