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취미=돈` 재능공유 시장 주목..대기업까지 `군침`

국내 재능공유 스타트업 생겨나기 시작, SKT까지 진출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美에서는 1000억원대 투자를 받기도
대기업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곱지않은 시선' 존재
  • 등록 2016-12-20 오전 11:33:50

    수정 2017-01-01 오후 3:44:06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나만의 특기나 취미가 사고 팔리는 시대가 됐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하나로 ‘재능공유’가 주목받고 있는 것. 국내외 관련 스타트업이 속속 출현하고 있고, SK텔레콤(017670)도 지난 11월 뛰어 들었다.

국내외 재능공유 스타트업 ‘꿈틀’

최근 국내에서 활동중인 재능공유 플랫폼은 10여곳을 넘는다. 지난해와 올해 중점적으로 생겼다. 전문 분야가 미세하게 다르나 ‘나만의 특기’를 시장에 끌어들여 가치로 연결한다는 방식은 비슷하다.

예컨대 춤이나 서예, 글씨예술(켈리그래피) 등의 특기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장기를 상품화해 재능공유 플랫폼에 올려놓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소개, 강의 가격 등이 서비스 구성 요소다. 다른 사용자는 이 강의를 구매할 수 있다. 결제가 되면 ‘특기’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강의 시간과 장소를 협의할 수 있다.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 웹페이지중 일부
춤·노래 같은 재주가 아니더라도 특정 분야에 조예가 깊다면 재능으로 판매할 수 있다. 파워포인트(PPT)·동영상 제작 같은 업무 기술은 물론 삼국지·군사(밀리터리)·야영 등 취미 성격이 강한 분야도 가능하다. 특정 분야에 몰두하는 마니아를 뜻하는 ‘덕후’가 재능공유 플랫폼에서는 빛을 발하는 격이다. 국내 대표 재능공유 스타트업으로는 ‘크몽’, ‘프립’, ‘숨고’ 등이 꼽힌다.

국내외 주요 재능공유 스타트업 현황 (자료 : 업계)
2011년 오픈한 크몽은 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상품화해 등록하고 거래하는 서비스를 한다. 10월말 기준 누적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서비스 5년간 누적 거래 수는 26만7500여건이다.

프립은 야외 활동 분야에서 개인의 재능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숨고’는 ‘숨은 고수’의 약자로 전문가 중심 플랫폼이다.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때 쓰인다. ‘탈잉’은 대학생 중심 강의 서비스에서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1년 6개월만에 가입자 1만명을 확보했다.

재능공유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재능공유 시장은 스타트업 중심으로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은 재능공유가 번듯한 비즈니스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미국내 대표 서비스로는 ‘썸택(Thumbtack)’이 있다. 국내외 재능공유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기업이다. 썸택은 2010년 120만달러(약 14억원)를 시작으로 2015년 9월까지 1억2500만달러(약 1480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한국인 창업자가 있는 실리콘벨리 스타트업 ‘벌로컬(Verlocal)’은 지난해(2015년) 서비스 출시 후 가입자 수 25만명을 돌파했다. ‘지역 마스터’들의 강의를 중개하는 이 서비스는 30억원 가까이 투자를 받았다.

대기업의 시장 진출..SKT, 지난 11월 ‘히든’ 선보여

국내외에서 재능공유 시장이 열리면서 SK텔레콤의 생활플랫폼 조직 ‘T밸리’에서도 지난 11월 재능공유 서비스 ‘히든’을 내놓았다. 재능공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재능공유 활성화는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국내에서도 재능공유 시장의 전망은 아주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히든을 곱지 않게 보는 스타트업도 있다. 재능공유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스타트업들의 개척 분야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재능공유 스타트업을 시작한 김윤환 탈잉 대표는 “히든은 비즈니스 모델부터 마케팅 방식까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가져다 쓰고 있다”며 “창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재능공유 플랫폼 프립의 임수열 대표는 “히든의 시장 진출이 우려되는 부분은 있지만 뭐라고 단언하기 힘들다”면서도 “우리 플랫폼 안에 강사를 (히든이) 빼간다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홍 SK텔레콤 T밸리 서비스추진본부 팀장은 “플랫폼 특성상 다른 재능공유 서비스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베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히든은 열린 플랫폼으로 여러 업체들의 입점을 받을 것”이라며 “스타트업과도 협력하며 상생하는 모델로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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