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이번 설에는 부모님 무릎 건강 확인해보세요

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 등록 2024-02-06 오전 11:09:55

    수정 2024-02-06 오전 11:09:55

[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설을 앞두고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최 씨(여· 67세)는 O자 휜다리 변형으로 육안으로 보기에도 무릎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듯 보였다. 유난히 왼쪽 다리 변형이 심한 최 씨는 x-ray 검사 결과,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정도였다. 그대로 두면 오른쪽 무릎 건강도 나빠질 뿐 아니라 바른 자세로 걷지 못하면서 허리 건강도 덩달아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머님은 수술을 받더라도 명절은 지나고 생각해보겠다며, 자식들 앞에서 불편한 내색을 하고 싶지 않다며 주사치료를 원했다.

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명절 전후가 되면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오랜만에 만날 자식과 손주들 생각에 평소보다 많이 움직이거나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인해 평소에도 욱씬거리던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퇴행성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190만 명으로, 그중 60대 이후 환자가 전체 환자의 83.5%에 이른다.

60~70대 부모님들의 경우 오랜 시간 무릎에 통증을 참고 견디다 걷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으로 발전했을 때 통증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을 땐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말기 퇴행성 관절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님께서 무릎통증을 호소하고,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 무릎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관절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과 운동, 주사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연골 손상부위가 적은 중기의 경우 휜다리교정술(근위경골절골술)이나 자가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 등 가능한 자신의 관절을 살릴 수 있는 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 방법에도 평지를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고 무릎이 붓고 O자 다리 변형이 진행된 경우라면 손상 부위를 제거하고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연령이 노년층이다 보니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면 안전하게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 연령층이 높아져 80대 이상 수술 환자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거동 불편으로 인한 운동량 부족과 통증으로 오는 스트레스 등으로 만성질환과 관절염 모두 악화되고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0대 이상은 관절 건강에 취약한 연령대다. 관절에 통증이 있을 때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번 설에는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무릎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자. 부모님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거나 무릎이 평소보다 휘거나 부어 있다면 함께 병원을 찾아 무릎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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