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육아카페`, `수유실→아기쉼터`…엄마·아빠도 불편한 용어 바꿔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2 발표
시민 701명 1825건 제안 중 선정
  • 등록 2019-06-27 오전 11:15:00

    수정 2019-06-27 오전 11:15:00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맘스스테이션, 마미캅, 맘카페… 육아 관련 단어에 ‘엄마’만 들어가나요?” “아빠도 아이와 함께 나가면 편하게 기저귀 갈고 싶어요.”

서울시여성가족재단 7월 성평등주간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를 시민의 참여로 바꿔본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시즌2’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달 4~11일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을 받았는데 총 701명의 시민이 1825건을 제안했다. 이중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적으로 공유·확산해야 할 10건을 선정했다.

“맘스스테이션·맘카페, ‘맘’시리즈 바꿔봐요”

시민들은 육아 관련 신조어에 엄마를 지칭하는 ‘맘(Mom)’을 사용하는 것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아이들의 등하원 버스 정류소를 지칭하는 ‘맘스스테이션’은 ‘어린이승하차장’ 온라인상 운영되는 지역별 ‘맘카페’는 ‘00지역의 육아카페’ △학교 주변을 순찰하는 ‘마미캅’은 ‘아이안전지킴이’ 등 실제 이용하는 어린이를 주체로 하는 단어로 순화하자는 의견이다.

또한 분수를 가로줄을 기준으로 분자는 ‘윗수’ 분모는 ‘아랫수’로 부르는 것을 제안했다. 분수를 처음 배울때 엄마가 아들을 업고 있는 모양으로 배웠던 것이 의문이었다며 바꾸자는 제안이다.

“아빠가 기저귀 갈 곳이 없어요”

아빠는 아기와 함께 밖에 나가면 마음 놓고 기저귀 갈 곳도 없다. 모유수유 공간이 별도로 구분된 곳도 ‘수유실’이라는 이름 때문에 남성들은 아이를 돌보러 들어가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아기를 돌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아기쉼터’ 또는 ‘아기휴게실’로 명칭을 바꾸는 것을 권했다.

이밖에 시민들은 △김여사→ 운전미숙자 △부녀자→여성 △경력단절여성→고용중단여성 △낙태→임신중단 △버진로드→웨딩로드 △스포츠맨십→스포츠정신 △효자상품→인기상품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2’에 의견을 제안한 701명 중 여성은 76.6%, 남성은 23.4%를 차지했다. 연령대는 30대(41.7%)가 가장 많이 참여했고, 40대(24.3%), 20대(19.4%)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자녀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51.6%였다.

응답자들이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한 단어는 호칭(23.8%) 관련 단어였다. 그 다음으로 가족관계(23.0%), 직업·직장(20.8%), 육아(12.2%), 신체(5.6%) 등이 뒤를 이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지난해부터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생활사전’ 캠페인을 지속하며 생활 속 성차별 언어와 행동에 대한 시민의 인식 수준과 변화 요구가 상당히 높아진 것을 느낀다”라며 “누군가가 성차별적이라고 느끼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을 시민과 함께 논의하고 바꿔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안의 성평등 의식을 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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