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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직업을 선택할 때 근무여건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취업자 비중이 계속 증가했다. 근무여건을 중요시하는 취업자는 작년 31.5%로 5년 전(22.4%)보다 9.1%포인트 증가했다. 임금수준을 주요하게 여기는 비중은 같은 기간 26.5%에서 26.8%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이 산출한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전문가 △디자이너 등이다. 해당 직업들은 육체적 활동이 적고 유연근무·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특징을 보였다. 반면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은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등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고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
산업별로 봤을 땐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은 근무여건 지수가 평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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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령층은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취업 경쟁에서 밀리며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작았다.
한은은 직업 만족도와 관련해서도 임금뿐 아니라 근무여건도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할 확률은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14.9%포인트 높았다. 특히 여성, 고연령, 고학력 근로자가 남성, 저연령, 저학력 근로자보다 근무여건에 따른 직업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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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별 간 임금격차는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임금은 70.5%에서 73.6%로 상승했다. 이는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할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직업을 선택 시 근무여건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여성, 고령층의 근무여건에 대한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됐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수민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여성,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선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기술 발전에 따라 근무방식 변화가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근무여건 개선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더욱 유연한 근무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또한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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