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1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한 번에 한 건의 음식 배달만 하는 ‘단건배달’. 배달 플랫폼은 1분이라도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새로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때마다 서울 송파구가 ‘테스트베드’가 됐다. 송파에서 시범 운영을 한 후 강남권, 서울 전역, 수도권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게 일종의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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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이츠마트’를 지난 6일부터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 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신선식품, 밀키트, 생활용품 등 26개 카테고리 상품을 취급하며 배달 시간은 10~15분에 불과하다. 쿠팡이츠마트는 송파구에서 시범 테스트를 거친 후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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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송파구의 소득수준과 1인 가구 비중이 새로운 배달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경우 소비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음식단가와 배달비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 특히 단건배달은 여러 개를 묶어서 배달하는 것보다 빠른 만큼 배달비는 비싸다. 배달비에 대한 민감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테스트해 결과값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배달·퀵서비스 사업의 주요 소비층인 1인 가구 비중도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구별 1인 가구는 관악구와 강서구가 각각 11만 9863가구, 7만 9371가구로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송파구가 6만 8861가구로 3위, 인접한 강남구가 6만 6073가구 순이다.
한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강남 지역 상가들의 음식 단가가 높고, 사무실이 밀집돼 직장인이 많은데다 소비여력도 높기 때문에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적합하다”며 “그 중에서도 쿠팡과 우아한형제들의 본사가 송파구에 있기 때문에 송파에서 먼저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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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마트의 빠른 배송 비결은 송파구 쿠팡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에 계약직 직고용 배달원 ‘이츠친구’가 상주하기 때문이다. 상주하던 배달원이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직 외부 배달인력은 쓰지 않고 있다.
쿠팡이츠가 단건배달로 시장을 급격하게 성장한 것을 봐온 배달의민족은 쿠팡이 쿠팡이츠마트에도 같은 전략을 쓸 것으로 보고 견제에 들어갔다. 지난 16일부터 B마트 강남논현점을 100% 단건배달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마트의 배달을 전담하는 이츠친구가 3개월 계약직인 것으로 감안할 때 시범 테스트 기간이 3개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 쿠팡이츠마트의 서비스 지역이 넓어지면 B마트와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