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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구글에서 1만2000명을 감원한 지 며칠 만에 수백명의 전직 구글 직원들이 급작스러운 정리해고에 대해 온라인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상자를 AI가 정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대화방에서는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영혼 없는(mindless) 알고리즘”이 해고 대상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구글은 이번 감원 결정에 알고리즘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셉 풀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거대 기술기업에서부터 가정용품을 만드는 회사에 이르기까지 대기업들은 종종 적절한 사람을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업무경험, 자격, 기술 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인 ‘스킬 인벤토리’를 구축해 특정 직무에 최적화된 직원을 찾아준다.
WP는 “인사 전문가들은 실리콘 밸리의 운명이 바뀌면서 AI가 감원 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보다 어려운 작업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1월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 캡테라가 미국 기업의 인사 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8%는 올해 정리 해고 대상을 결정하는 데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캡테라의 인적자원(HR) 분석 담당인 브라이언 웨스트폴은 2008년 불황 이후 인사 부문은 놀랍도록 데이터 중심이 됐다며, ”정리해고와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것은 일부 관리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고 대상자를 골라낼 때 성과 지표 외에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아 알고리즘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직의 인종 차별 문제가 있으면 백인이 아닌 직원은 이직률이 높은 것으로 오인될 수 있으며, 데이터 값 자체가 잘못됐을 경우 원치 않는 방향으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