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20~30대 청년도 남 얘기 아냐

고혈압 추정 유병자 1200만 명…20?30대 환자 늘지만 인지율, 치료율 낮아
  • 등록 2020-12-03 오전 10:05:47

    수정 2020-12-03 오전 10:05:4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매년 12월 첫째 주는 한국고혈압관리협회가 정한 고혈압 주간이다. 2001년부터 고혈압 관리와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민 건강 캠페인을 개최해왔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부족한 운동량으로 인해 고혈압에 노출된 현대인이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고혈압에 대해 짚어봤다.

고혈압은 동맥의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140mmHg 또는 이완기 혈압(최저 혈압)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며 수축기 12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의 경우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5년 고혈압으로 내원한 20~30대 환자는 13만2,695명이었지만 2017년에는 15만3,217명, 2019년에는 18만1,92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4년간 18.7% 가량 늘어난 셈이다. 반면 20~30대의 고혈압 인지율과 치료율은 아직 타 연령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0’에 따르면 20~30대의 고혈압 인지율은 17.4%였으며 치료율은 그보다 낮은 13.7%를 기록했다. 자신의 혈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청년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고혈압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년이 지나도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 만성신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발전해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 대부분이 고혈압 같은 기저 질환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교정이 필요한 습관을 찾아내 고치는 생활요법으로도 고혈압을 어느 정도는 개선할 수 있으므로 고혈압 환자는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동맥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석회화가 생기는 동맥 경화까지 이어진 경우 생활요법만으로 충분히 혈압을 낮추기가 어려우므로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고혈압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로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억제제, 칼슘 채널 차단제, 이뇨제 등이 있다.

세란병원 내과 김영우 과장은 “고혈압을 인지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 치료의 첫 단추지만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들의 인지율이 낮아 혈압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고 더 오랜 기간 고혈압이 지속돼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특히 요즘 같이 낮은 기온에 갑자기 노출되면 평소 정상 혈압을 유지하던 사람도 혈압이 급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혈압은 비만, 운동 부족, 흡연, 과음, 염분 섭취, 스트레스 등이 위험 인자가 되므로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하고 꾸준한 운동, 체중 조절, 싱겁게 먹기, 금연 등이 고혈압을 개선할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으로 간편하면서도 객관적으로 고혈압의 여부를 판단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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