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컨테이너선 해상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 물동량이 몰리는 3분기를 포함해 올해 하반기까지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컨테이너선사의 호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1만6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누리호’가 싱가포르항에서 화물을 가득 채우고 유럽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H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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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 증가’·‘선복 부족’에 운임 상승세 지속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3일 기준 4281.53으로 전주 대비 55.67포인트(1.3%) 상승했다.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SCFI는 지난 5월14일 이후 14주 연속 상승했다.
이처럼 컨테이너선 운임이 오른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수에즈 운하 사고 관련 항만 적체 현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북미·유럽 등에서 소비가 몰리는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물류 이동이 집중되는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 영향도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변이 바이러스 형태로 다시 퍼지면서 각국 항만에서의 작업 정체가 잇따라 발생한 점도 운임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일부 항만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컨테이너선 하역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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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물동량 대비 선박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올 하반기에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해운시장 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유휴 컨테이너 선복량은 전체 선복량의 0.8%에 불과했다. 즉 컨테이너선 100척 가운데 99척 이상이 이미 운항하고 있다는 의미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항만 물류 정체 등의 해소로 시장이 정상화되는 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높은 운임 수준은 연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진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위원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물동량이 증가해 컨테이너 수요는 늘어나는 데 비해 선복 부족 상황이 잇따르면서 당분간 컨테이너선 운임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단위=억원, 연결기준, 자료=H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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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사 호황…HMM, 올해 영업익 최대치 기대
이 같은 운임 강세에 컨테이너선사는 호황을 맞이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011200)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1% 늘어난 1조3889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전체로 넓혀보면 영업이익은 2조40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무려 1661% 증가했다. HMM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 적취량은 전년 동기 대비 8.4%가량 증가했다”며 “아시아~미주·유럽·기타 지역 등 전 노선의 운임이 오르는 등 운임 상승효과와 원가 구조 개선의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평균 SCFI는 전년 동기 대비 259% 오른 3222포인트를 기록했다.
HMM은 하반기에도 컨테이너선 시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HMM은 미주노선의 경우 수요 강세와 항만 적체 등에 따른 선복·기기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유럽노선의 경우 항만 혼잡과 스케줄 지연 등에 따라 임시 결항 등이 시행되리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HMM은 수익성 높은 화물을 확보하고, 운임 인상을 추진하는 등 수익성 향상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 상반기에 투입한 1만6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이용해 화물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HMM이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간 영업이익 최대치를 경신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HMM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 평균치)는 전년 동기 대비 426.5% 증가한 5조1638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