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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제주반도체(080220)는 국내 유수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업체에 최근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인 이 회사는 그동안 통신장비와 서버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소폭(1.4%) 늘어난 1105억원을 올렸다.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2%에 달하는 수출주도형 기업이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 전장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5종에 대한 ‘AEC-Q100’(자동차용 부품 신뢰성 평가규격) 인증을 받았다. 조만간 메모리반도체 2종이 추가로 AEC-Q100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올해 매출액 중 자동차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최근 두각을 보이는 팹리스 업체들이 있다. 제주반도체와 넥스트칩, 텔레칩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업체는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와 영상반도체, 미디어반도체 등 주력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팹리스’(Fabless)는 자체 공장 없이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R&D(연구·개발) 중심 회사를 말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넥스트칩 반도체 제품은 현재 ‘아반떼’, ‘싼타페’ 등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최신 자동차 모델에 적용된다. 아울러 향후 현대자동차가 생산할 추가 차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넥스트칩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 진출한 뒤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실적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을 제치고 국내 중소기업이 완성차 분야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텔레칩스(054450)는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 통상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텔레칩스는 스마트폰이 아닌, 자동차 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AVN) 기기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에 주력한다. 특히 현대자동차 AVN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텔레칩스이 지난해 매출액은 1007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어보브반도체(102120)와 코아리버 등 일부 업체들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기술을 보유했지만, 현재까지 자동차가 아닌 가전 등에 적용하는 상황”이라며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을 계기로 기술력 있는 국내 팹리스 업체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380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 676억달러로 6년 만에 시장이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