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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소비자물가 -0.4%…통계청 “11월부터 회복”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0으로 전년동월대비 0.4%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이 공식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은 앞서 지난 8월 -0.04%로 ‘사실상’ 마이너스였지만 공식통계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0.0%였다.
통계청은 지난해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최근 고등학교 3학년 대상 무상교육 실시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대비 8.2% 하락해 전체 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면서 8월에 이어 9월에도 하락세가 커졌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폭염 영향으로 지난해 8월과 9월에는 각각 9.3%, 14.9% 올랐지만 올해 8월과 9월엔 각각 11.4%, 13.8% 하락했다.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경제 체온계’로도 불리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지수)도 0.6% 소폭 상승에 그쳤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세계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 3월∼11월에 0.3% 하락∼0.7% 상승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적정한 근원물가지수를 2%로 본다.
통계청은 오는 11월부터는 소비자물가가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71과 104.35를 기록하면서 8∼10월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만큼 기저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두원 과장은 “이번 마이너스 물가는 정책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기저효과가 덜해지는 연말부터는 0%대 중후반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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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가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0%대를 기록하다 8∼9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는데 이는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쪼그라들었던 2015년 2∼11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앞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9월 당시에도 8개월 연속 0%대 물가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번 마이너스 물가가 일시적 현상일 뿐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일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일각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물가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 점검’ 자료를 내고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작년 여름 폭염에 따른 기저효과로 농축수산물가격 하락폭이 크게 확대되고 9월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기저효과가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다가 11월 이후부터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이후 1%대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