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회사원 권 씨 (40대 중반, 여)는 걸을 때마다 허리 통증으로 불편감이 있었고, 간혹 자다가 다리가 저려 잠에서 깰 때도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있으면 젊은 층의 경우 허리디스크, 노년층의 경우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고 허리디스크일 거라 여기며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진단 결과 권 씨는 척추관협착증 질환으로 확진되었다.
비슷한 증상의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일반인들이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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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를 하다 보면 비슷한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이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를 먼저 떠올리는데, 의외로 척추관협착증인 경우도 많다.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비슷한 증상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두 질환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내려오는 통증과 저림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인이 다른 만큼 통증을 느끼는 상황이 약간씩 다르고, 결정적으로 치료법 또한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우선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는 척추를 보호하고 뼈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디스크가 튀어나오면서 발생하는데, 이때 튀어나온 디스크가 척추를 관통하는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긴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 환자들이 많은 질환이다. 대부분 퇴행성인 경우가 많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와 외상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며 뼈 사이의 관절 부위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며 증상이 생긴다. 크고 작은 증상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 환자 중 60대 이상이 84.7%에 이른다. 그래서 척추관협착증은 노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두 질환은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어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가 진단 시 누워서 다리를 들어올렸을 때 똑바로 올라간다면 디스크보다는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허리 통증이 먼저 발생하는 허리디스크는 앉아 있다가 일어나거나 누워있다가 허리를 굽히거나 펴면서 일어서는 등의 자세변경 및 압력 변화 시, 통증이 심해지는데 병이 진행되면 허리 통증 보다는 다리 통증과 저림증이 심해진다. 보통 통증이 있어도 보행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자세에 상관없이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나고,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과거 허리 부위 통증이 발생한 후 점차 나아지거나 허리 통증 정도가 심하지 않고 주로 걸으면 엉덩이 부위 통증과 다리 통증 및 저림 증상이 생기고 병이 진행하면 걸어가다가 쉬어야 하는 파행증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걸어갈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게 된다. 서거나 걸으면 증상이 발생하고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간혹 어르신들이 길을 걷다 갑자기 주저 않아 쉬거나 유모차나 보행기구 등을 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앉거나 몸을 앞으로 숙일 때 그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두 질환 모두 초기 증상만 제대로 잡아줘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척추 내시경술은 피부 절개 없이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흉터가 작고,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고령자와 만성 질환자들도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척추 질환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허리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