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사람 없이 우유 짠다…로봇착유기 국산화 성공

농진청·농기평·다운, 공동 개발…내년 시범사업
외국산대비 성능 비슷해…가격은 60% 수준 저렴
  • 등록 2021-08-18 오전 11:00:00

    수정 2021-08-18 오전 11: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사람 없이 우유를 짤 수 있는 로봇 착유기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외국산과 성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크게 저렴해 낙농업계 인력비 절감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 다운과 공동으로 로봇착유기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일반 기계식 착유 작업(왼쪽)과 로봇착유기를 활용해 착유를 하는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낙농가에서 가장 비중이 큰 작업은 착유다. 젖소 한 마리에 투입하는 연간 노동시간은 약 71시간인데 그중 42%(30시간)가 착유 작업이다. 국내 낙농업 경영주 연령은 60대 이상이 47.5%에 달해 고령화가 심화하고 있어 자동화·무인화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통한 노동력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에 노동력 절감을 위한 로봇착유기가 도입되긴 했지만 모두 외국산이며 보급대수도 153대로 국내 전체 낙농가의 약 2% 수준이다. 가격은 3억 5000만원 안팎이고 초기 투자비와 유지관리비가 높고 고장이나 이상이 생겼을 때 신속한 사후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농진청 등은 3D카메라를 이용한 유두 인식기술을 적용해 정확도와 시스템 구동 속도를 높였다. 국산 산업용 로봇팔을 활용해 안정성을 확보했고 비용도 절감했다. 외국산과 차별화된 기술 18건은 특허 출원 및 등록을 마쳤다.

1일 착유 가능 횟수, 착유 시 마리당 체류 시간 등 착유 성능은 외국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농가 보급 가격은 2억원 내외로 외국산의 약 60%에 불과하다. 소모성 부품은 상용제품을 사용해 외국산 절반 수준의 유지관리비로 운영이 가능하다.

국산 로봇착유기 실증시험을 수행한 농장의 박창규 대표는 “로봇착유기 국산화는 외국산 로봇착유기의 가격 부담, 유지보수 관리 비용 문제 등을 해결해 낙농가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산화 로봇착유기가 농가 현장에서 잘 사용되도록 전문가 종합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이 사후관리를 신속하게 진행토록 서비스망을 구축·운영할 방침이다.

국산 로봇착유기 생체 정보는 농진청 농업빅데이터관리시스템(ABMS)에 실시간으로 연계·저장돼 국내 디지털 정밀낙농 기술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농진청은 내년 5개소에서 국산 로봇착유기 시범사업 등을 거쳐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박범영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국산 로봇착유기는 노동력을 절감해 낙농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내 디지털 낙농을 앞당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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