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의 성&건강]"소변이 안 나와요"..급성요폐의 고통

  • 등록 2012-11-07 오후 1:42:59

    수정 2012-11-07 오후 1:42:59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소변이 나오지 않아요.” 60대 초반의 남성이 급하게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변이 마려운데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빨리 뭔가 조치를 해달라고 한다. 친구들과 산행을 마치고 막걸리 한잔을 했는데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요도에 도뇨관을 넣고 소변을 빼주었다. 노란 소변이 관을 타고 한없이 나오더니 1000cc를 넘었다. 소변을 빼는 동안 아랫배의 고통이 사라지고 시원해졌다며 의사선생님이 천사로 보인다고 했다. 식은 땀을 닦으며 “원장님 소변이 나오지 않는 고통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환자가 소변이 마려울 때 바로 화장실에 갔으면 이런 곤경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친구들과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소변이 마려운데도 불구하고 참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데도 나오지 않는 경우를 ‘급성요폐’라고 한다. 항히스타민이 들어있는 알러지약이나 감기약을 복용한 경우, 오랫동안 배뇨를 못한 경우, 척수나 신경계 손상이 있는 경우, 추운 날씨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 생긴다.

방광 근육이 한계점을 지나 늘어나면 힘을 주어도 소변을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하복부에 심각한 통증과 복부 팽만을 느끼는 데도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하면 신부전증이 오기도 한다. 급성증상이 나타난 지 5시간 이내에 치료를 해야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치료는 도뇨관을 요도를 통해 삽입하여 방광 내에 있는 소변을 외부로 빼준다. 장기적으로는 원인에 따라 전립선비대증일 경우 알파차단제를 복용하거나 전립선수술을 하게 된다. 예방하는 길은 평소 전립선 관리를 하는 것이다. 소변을 보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비뇨기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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