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최근 아프리카 국가에 고위 관리들을 빈번하게 파견하면서 관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서방의 압박에 맞서 아프리카에 대한 일대일로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광물자원 개발권을 노리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 지난 3일 양제츠(왼쪽) 중국 정치국원과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 사진=중국 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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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쉬징후 중국 정부 아프리카사무 특별대표가 최근 아프리카 7개국 순방에 나서는 등 중국이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쉬 특별대표는 지난 13일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미예 부룬디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농업, 보건, 인프라 등 주요 분야에서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은다이시미예 대통령은 “중국이 특히 어려운 시기에 수년간 우리 편에 서 왔다”고 말했고, 쉬 특별대표는 “브룬디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이달 초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했다. 우펑 외교부 아프리카사(국) 사장(국장)은 지난달 남아프리카 공화국, 말리위, 잠비아, 탄자니아,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토고 등을 방문했다.
또 쉐빙 중국 외교부 특사는 지난달 20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뿔 지역 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지역 국가들의 뜻에 따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재 노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아프리카와의 외교 관계를 넘어 정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 노력에도 관심이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저우위위안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아프리카 문제에 대한 특별대표의 구체적인 역할은 정치적 중재”라며 “아프리카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국이 기여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 등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를 우방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광물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콩고와 잠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기업은 콩고의 구리·코발트 광산업의 7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프리카 2위 구리 생산국인 잠비아는 수년간 중국의 원조를 받아왔으며 중국 채권단은 잠비아의 총대외공적채무 173억 달러(약 22조원)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짐바브웨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광산을 잇달아 인수했다.
팀 자혼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쉬대학 국제정치센터 연구원 “쉬 특별대표가 콩고의 수도 킨샤사를 찾은건 중국 광산회사들과 콩고 정부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호의의 표시로 볼 수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공고히 하려는 노력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