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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윤 당선인 곁에는 입당 전부터 ‘친윤계’가 형성됐다. 정권교체 여론을 규합해 일순간에 ‘반문’ 진영의 선봉으로 떠오르는 과정에서다. 지난해 6월 29일 국민의힘 의원 25명(당시 무소속 송언석 의원 포함)이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 달 후인 7월26일에는 국민의힘 의원 40명이 ‘윤석열 입당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정진석·권성동 의원을 필두로 윤한홍·이양수·유상범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윤 당선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선거캠프 규모는 급속도로 커졌다. 당내 경선 당시 윤석열 캠프엔 공동선대위원장 6명(김태호·박진·심재철·유정복·주호영·하태경)이 있었다. 하지만 캠프를 주도하는 인물은 권성동·장제원 의원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다.
장 의원과 권 의원은 물밑에서 윤 당선인을 돕고 있었지만 대선 막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에서다. 장 의원이 선두에 섰다. 장 의원은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과 협상을 벌이며 꺼져가던 단일화 불씨를 되살렸다.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지만 끝내 ‘윤일화’(윤석열 후보로 단일화)란 성과를 냈다. 윤 당선인은 이후 장 의원과 합동 선거유세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부산) 사상의 아들 장 의원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막후에서 활동했다. 지난 3일 새벽 단일화가 급물살을 탈 때 안 후보 측의 심경변화와 관련해 언질을 준 것이 권 의원이다. 권 의원은 지난달 28일 강원 유세에서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이라며 공식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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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본부장은 소방수로 등장했다. 윤 당선인 선대위를 해체하고 선대본부로 개편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대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빠르게 선대본부의 안정화를 꾀하면서 윤 당선인이 선거유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안 대표는 선거막판 윤 당선인과 손을 잡았다. 안 대표와의 단일화는 윤 당선인이 중도층의 표심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다. 단일화를 두고 윤 당선인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윤일화로 노선을 택한 이후 안 대표의 태도는 180도 변했다. 그는 열렬한 윤 당선인의 지지자를 자처하며 ‘대통령 윤석열’을 외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지난 5일 첫 공동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안철수’를 외치자 “구호를 이렇게 바꾸시죠. 윤석열!”이라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단일화 이후 중도층을 중심으로 역풍이 불어 향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