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빅스텝으로 0.50%포인트 인상되면 전체 대출 이자는 6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이자 중 3000억원은 취약차주의 몫이고, 나머지 6조2000억원은 비(非) 취약차주가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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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은행이 10월 빅스텝을 넘어 11월 빅스텝을 또다시 밟는다면 가계대출 이자는 13조원이나 급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취약차주의 이자 증가 폭은 7000억원 수준이다.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을 보면,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면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7000원이 증가한다. 취약차주는 25만9000원, 비취약차주는 33만2000원씩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또 기준금리가 1.00%포인트 뛰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 추가 부담액은 65만5000원, 취약차주의 경우 51만8000원이 증가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1년간 7번 이뤄졌다. 이 기간 기준금리는 2%포인트 올랐고, 지난 8월부터는 연속 네 차례 인상 결정을 하며 1.25%포인트를 올렸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지난달 말 기준 연 4.73∼7.14% 수준을 기록하며 상단이 연 7%를 넘어선 바 있다. 상단 금리가 7%를 넘긴 건 13년만이다. 이후 은행들이 우대금리 등을 조정하면서 지금은 상단이 6% 후반으로 조정되긴 했으나, 이번 빅스텝으로 인해 상단 금리가 다시 7%를 넘기고, 하단도 5%대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대출 평균금리는 사상 최고수준을 찍은 상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23%포인트 상승한 연 4.76%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1월(4.8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19%포인트 오른 4.35%, 전세자금대출 등 보증대출은 0.43%포인트 오른 4.45%를 기록했다. 신용대출은 한 달 만에 0.33%포인트 뛴 6.24%로 상승 전환했다.
아울러 4%대 금리를 적용받은 차주는 55.4%로 2013년 2월(55.6%)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 절반을 넘었다. 2020년 8월 89%까지 치솟았던 3% 미만 금리 비중은 지난달 4%에 불과했다. 대신 5% 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이 2013년 1월(21.3%) 이후 가장 높은 21%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그에 따라 대출금리도 올라가고 있다”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으나, 눈에 띄게 줄어드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