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고령위 부위원장은 비상근직… 당권 배제 아닌데?”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당권 경쟁이 ‘교통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비상근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제한이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 전 의원은 1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대한민국 잘되는 일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대해서 매일 고민하고 있다. 주어진 자리에는 늘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위원장 임명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왔다.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아주 중요한 아젠다 아닌가. 중요한 아젠다를 그동안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라며 “이러다가 우리 대한민국이 미래가 없겠다 해서 챙겨달라는 말씀이었고 정치인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준비해야 되는 게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에 흔쾌하게 수락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자리는 비상근 자리다. 제가 부위원장, 대통령께서 위원장이다. 위원회의 형태로 운영이 되는데 물론 대통령께서는 ‘집행기구처럼 제대로 바로 시작될 수 있게 하자’라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그래서 비상근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제한이 있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적을 내려놔야 되는 것도 아니고 이 자리의 직무와 어떤 다른 당적이나 당권 관련된 것이 배제되거나 배척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지금 중요한 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아서 업무를 받은 입장에서 당권 운운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전당대회라고 하면 늘 ‘전당대회 컨벤션’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전당대회가 자칫 잘못 가면 컨벤션이 아니라 오히려 찬물처럼 보일 수가 있다”라며 “최근에 대통령 지지율이나 여권 지지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가, 그동안 이준석 리스크로 대표된 여당 내 갈등 상황이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권 레이스가 컨벤션 쪽으로 간다면 시기에 대해서 우리가 크게 고민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면 조금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특히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 전체는 위기이고 야당은 집요하게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 사실은 이런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도 ‘친일’ 몰이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 당권 레이스로 바로 불붙는 것이 좋으냐. 이런 것도 조금 고민해 봐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최근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당심에선 나 전 의원이, 민심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강점을 보이는 데 대해선 “우리는 늘 민주당 지지층까지 같이 보는 경향이 있다. 실질적으로 여론조사라는 것이 역선택이 아니라 민주당의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나. 민주당의 선택이 되는 민심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선 “당대표 나오시려고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당대표 나오시지 않겠나”라면서도 “자꾸 싸움 붙이지 마시라. 당이 갈등으로 보이면 안 된다”고 답했다.

끝으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첫 업무를 앞둔 데 대해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한 양보와 합의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전체적인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 변화가 필요할 수 있으니, 우리가 많은 관심 갖고 미래를 같이 준비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저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