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내년부터 시행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실적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미산 배터리에만 세액공제를 해주는 IRA 법안은 북미에서 ‘배터리 원료와 부품’도 일정비율 조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3사가 이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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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전망치)는 6조 998억원이다. 지난해 12월 1일 LG화학에서 분할해 공식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매출 4조3423억원에서 2분기 5조706억원 등으로 분기마다 맨 앞자리가 바뀔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719억원으로 직전 2분기(1956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원가 상승분 반영으로 3분기 판매단가는 2분기 대비 10% 가량 올라 마진이 늘었고, 테슬라 배터리 인도분은 2분기 25만대에서 3분기 37만대로 늘어 매출도 증가했다”며 “폭스바겐(VW)과 제너럴모터스(GM)의 생산회복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4분기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주 연구원은 “9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GM용 얼티엄셀 1공장 램프업(Ramp-up·생산량 확대)이 예상되고, 소형전지는 테슬라 생산 증가(3분기 37만대→4분기 46만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에 이어 ‘스텔란티스’, ‘혼다’와도 연이어 합작사 설립에 나서면서 2025년에 배터리 생산능력(캐파)은 580GWh(기가와트시)로 확대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핵심 고객인 BMW와 리비안을 중심으로 높은 배터리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니켈 비중 확대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브랜드 ‘Gen-5’ 등 차세대 배터리 매출 비중 증가로 호실적과 함께 영업이익률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의 4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주 연구원은 “원통형 전지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리비안의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6954대였으나, 하반기는 1만800대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여기에 헝가리 2공장 신규 가동에 따른 신규 고객 확보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배터리 캐파는 올해 84GWh에서 2024년 123GWh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로서 초기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산업 특성상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SK온은 3분기 들어 적자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안타증권은 SK온이 지난 2분기 3266억원 순손실에서 올해 3분기 393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이고, 4분기에는 29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매출 전망치 또한 2분기(1조2880억원) 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2조36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美 IRA, 국내 배터리사에 ‘위기이자 기회’
다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IRA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 실적에 복병으로 꼽힌다. 미국은 중국, 유럽과 함께 3대 배터리 시장으로 불리고 있어 시장 확보가 중요하다. 중국 의존도가 큰 국내 배터리사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뿐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 업체 상당수가 배터리 핵심원료 대부분을 중국기업의 제련공장에서 공수해오고 있다”며 “얼마나 빨리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공급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미국 시장 선점의 중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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