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에 결국 집주인 빚냈다···올해 전세보증반환대출 4.7조 육박

4대 시중은행 신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2.6조
5월말 주금공 전세반환 특례보금자리론 2조
'역전세' 여파 내년까지···정부 규제 완화책 검토
"DSR규제 완화,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증가 요인"
  • 등록 2023-06-13 오전 11:03:49

    수정 2023-06-13 오후 7:22:27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전세사기 사건으로 전세 기피현상까지 겹치자 올해 집주인(임대인)들이 주요 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HF) 받은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규모가 4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신규 계약이 기존 보증금보다 낮은 이른바 ‘역전세’ 문제로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집주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과 HF에서 신규 취급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잔액은 약 4조69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4대 은행이 올해 1~5월 취급한 신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액은 약 2조688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6966억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수요가 분산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대출 규모는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에서 취급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은 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수요가 몰리면서다.

HF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임차 보증금 반환 목적의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 금액은 2조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보금자리론 공급액이 800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전체 공금액의 약 2.5배가 넘는 금액이 올해 5개월만에 신청됐다.

주금공은 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집주인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1월28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한 달 만에 17조5000억원이 신청됐으며 4월 말 기준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역전세난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실거래 마이크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역전세 위험가구 비율은 지난해 1월 25.9%(51만7000가구)에서 지난 4월 52.4%(102만600가구)로 급증했다. 3개월 만에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4월 기준 역전세 계약 중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비중은 각각 28.3%, 30.8%에 달했다.

올해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에 대한 규제가 한층 완화된 것도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에서부터 1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대출 보증 규제 완화 등 부동산 대출규제 정상화를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는 역전세 문제를 풀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에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하는 등 추가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은행권은 차주별 DSR 문턱이 낮아지면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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