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태 바른세상병원 원장]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박 씨(42세, 여)는 물건을 집을 때면 손가락 마디와 손목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몇 주가 지나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처음에는 사용할 때만 아팠던 증상이 가만히 있어도 얼얼하고 손과 손목이 부어 있는 느낌이 지속됐다. 병원을 찾은 박 씨는 건초염 진단을 받았다.
건초염(힘줄윤활막염)은 손가락이나 손목을 움직일 때 뼈에 붙어 뼈를 잡아당겨주는 역할을 하는 힘줄을 싸고 있는 윤활조직에 생기는 염증이다.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과도한 힘에 의해 힘줄에 무리가 가는 일을 하면 손상이 누적돼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과거에는 손목 사용이 많은 직장인, 주부, 요리사 등과 같은 직업병으로 나타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에는 컴퓨터,
| 홍인태 바른세상병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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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의 증가로 인해 발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건초염은 몸의 전신적인 컨디션이 떨어질만 한 환경에서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지속되는 심리적인 불안감 또는 우울 등과 관련돼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또는 손목이 뻣뻣한 느낌, 손가락과 손목이 전반적으로 부어 있는 느낌, 손가락과 손목 관절 마디 부위의 욱신거림, 관절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 또는 손목이 걸리는 느낌이나 뚝뚝 거리는 파열음이 발생할 수 있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기도 한다.
손목 건초염의 치료는 우선 통증이 있다면 손가락과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초기라면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와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 레이저 치료 등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견디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하기도 한다.
대부분 도움이 되는 보존적인 치료 방법을 찾아 도움을 받으면서 충분한 기간동안 경과를 지켜보면 호전된다. 하지만 손가락이나 손목에 발생하는 건초염 중에서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건초염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은 오래된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염증이 재발하지 않게 좋은 환경을 만드는 방법으로 비교적 간단하고 수술 예후가 좋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