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전 △△종목 받아먹으려고요. 이틀 내리 급락해서 오늘 아침에 많이 걸릴 줄 예상했는데, 역시 그렇네요.
한 주식투자동호회 카페 회원들의 대화다. 이달 초부터 급락장이 계속되면서 `빌려서 주식을 산` 사람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자 이 물량을 저가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그 주식의 가치가 많이 떨어지거나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자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미수거래와 신용매수, 주식예탁담보대출.
미수거래는 쉽게 말해 먼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3거래일째 갚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억원 산다고 치자. 당장 계좌에 3000만원만 있어도 투자자는 7000만원을 빌려 삼성전자 주식을 1억원까지 살 수 있다. 이 때 3000만원을 증거금이라고 부르는데, 앞의 경우 증거금률은 30%다. 일반적으로 우량기업 주식을 사면 증거금률이 낮게 적용된다.
신용매수는 미수거래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신용매수는 예컨대 4000만원이 주식계좌에 들어있으면 그 1.5배인 6000만원을 빌려 총 1억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엔 만기일이 180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자기 돈과 빌린 돈을 합쳐(1억원) 산 주식의 값어치가 빌린 돈(6천만원)의 140%(84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이 140%를 담보비율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예탁담보대출은 투자자가 현재 갖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1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다면 6000만원까지 대출이 된다.단 신용매수와 달리 빌린 자금을 주식 매수에 쓰지 않아도 된다. 이 역시 180일 이내에 갚아야 한다. 갚지 못하면 마찬가지로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만기전에도 주식가치가 담보비율을 벗어나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시행된다.
반대매매는 자금을 빌려준 곳에서 하한가나 시장가로 동시호가에 물량을 건다. 8시10분부터 걸리는 반대매매 물량을 매수하려고 하는 것을 바로 `동시호가 반대매매 받아먹기`라고 한다.
특히 최근처럼 연일 급락세가 이어질 때면 이런 사냥꾼들이 늘어나는 것.
김성철 하나대투증권 영업추진부 과장은 "8월초에 13조원이던 시장전체 신용대출금액이 22일 기준 11조원까지 줄었다"면서 "반대매매가 얼마나 나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종목들이 폭락하면서 기존 인기종목의 반대매매 물량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