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폐경기가 지나고 부쩍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진 정 씨(63세, 여)는 참을만 했던 허리 통증이 최근 엉치와 다리 쪽으로 이어져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흔한 갱년기 증상쯤으로 여기며 지내왔는데, 언젠가부터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통증에 허리를 구부리면 편해지는 느낌이 들어 자세가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병원 진단 결과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 퇴행성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해당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22년 기준 177만7263명으로 전
| 이병규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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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환자의 약 85%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길을 지나다 보면 종종 허리를 굽히고 걷는 어르신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서 있기 힘들어 허리를 굽히게 되는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질환일 경우가 많다. 협착증이 있는 어르신들이 길을 가다 주저 앉아 쉬거나 유모차나 카트를 밀고 다니는 것은 앉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그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허리를 굽히고 지내는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이로 인해 허리가 굽어지는 변형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은 꼬부랑 허리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가 두꺼워지고, 척추관을 둘러싸고 있는 인대와 근육이 탄력을 잃어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과 엉덩이 근육에서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은 허리 문제로, 통증이 허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다리로 옮겨간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쥐가 나거나 터질 듯한 통증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화끈거리거나 시린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허리병이라기 보다는 다리 문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 초기에는 과한 운동을 제한하고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의 통증과 함께 엉덩이, 다리의 통증과 저림 증상을 동반하는 게 주요 증상이지만 심한 경우 마비와 경련 등 감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을 방치하지 말고 교정해야 하고,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 받는 것이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노인인구가 점점 늘어감에 따라 길어진 기대수명만큼 건강한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고령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척추 치료법들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라면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거나 일시적으로 통증만 완화시키는 방법을 고집하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뒤늦게 수술을 받아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수 있어 척추 질환은 시의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