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간암 방사선색전술 500례 달성

수술 어려운 진행성 간암 대상 병기 호전 이끌어
간암 부위에 항암제 대신 방사선 물질 직접 넣어 부작용 줄여
  • 등록 2024-02-14 오전 9:32:46

    수정 2024-02-14 오전 9:32:4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간암 방사선색전술 500례를 달성했다.

간암 방사선색전술은 다리 대퇴동맥으로 카테터를 삽입해서 간동맥으로 이동시킨 후 간암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찾아 방사선 동위원소 미세구를 주사하는 시술이다. 이렇게 들어간 방사선 동위원소는 간암 미세혈관에 위치한 후 베타선을 방출해 종양을 파괴한다.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절제, 이식 등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병기가 많이 진행되면 수술이 어렵다. 이러한 경우 일반적으로 간동맥 화학색전술 또는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간동맥 화학색전술 시술 원리는 방사선색전술과 같다. 방사선 동위원소 대신 항암제를 넣는다는 차이가 있다. 항암제를 넣는 만큼 시술 후 발열, 구토, 식욕부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 종양 크기가 크거나 고령 환자에게는 사용하기가 어려운 때가 많다.

방사선색전술은 이러한 부작용이 드물다. 방사선이 지나가는 길에 있는 다른 장기나 정상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체외 방사선 치료와 다르게 간암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 물질을 주입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병기 호전을 유도한 후 수술이나 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한번의 시술로도 부작용 없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환자 대부분은 시술 다음 날 퇴원 가능하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원종윤, 김경민 교수팀이 2009년 첫 시술을 시작한지 14년 만에 500례를 달성했다. 2020년 말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줄어 방사선색전술을 받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간암센터는 소화기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전문가들이 모여 다학제 회의를 매주 진행해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경민 교수는 “방사선색전술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한 간 조직을 보호하며 간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방사선색전술은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 발생 빈도가 낮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 김도영 간암센터장은 “앞으로도 간암 치료에서 개별 환자에 맞는 맞춤형 방사선색전술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다른 치료법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민 교수(오른쪽)가 방사선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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