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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28일 확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부문 연간 매출은 총 73조원, 영업이익은 19조원 정도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매출 64조9000억원과 영업이익 14조원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하지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는 삼성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 TSMC는 지난 14일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393억 대만달러(약 52조9000억원), 5665억 대만달러(약 22조4000억원)라고 발표했다. 매출은 삼성전자 반도체보다 20조원 이상 낮지만 영업이익은 3조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TSMC는 내친 김에 올해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목표다. TSMC는 이달 14일 확정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액이 250억~280억달러(약 27조~3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업계 예상인 최대 2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더욱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첨단 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을 위한 공장까지 건설 중이다.
인텔 수주 성공으로 추격 발판…공장 증설 관측도
일단 삼성전자에 추격의 발판이 마련된 모습이다. 글로벌 종합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과 파운드리 계약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 세미어큐레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한 달에 300㎜ 웨이퍼 1만5000장 규모로 인텔 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인텔이 기술유출을 우려해 TSMC와 독점 계약을 맺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TSMC와 함께 수주를 따낸 것이다.
실제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삼성전자가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3나노 이하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착공해 2023년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14나노급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PU 등을 제조하는 5·7나노 공정보단 뒤떨어진다.
인텔은 겔싱어 CEO가 정식 취임하는 2월 15일 이후 파운드리 사업 주요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오는 28일로 예정된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스틴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의 격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텔 수주에 성공해 추격의 불씨는 살린 상황”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등의 변수로 대규모 투자에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공장 증설 등을 통해 파운드리 점유율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