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으면서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기로 결정했지만, 5년 전 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 공식 유튜브 ‘국방TV’에서는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라고 오해하신 분들이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 비공개로 전환된 국방부 홍범도 장군 관련 영상. (사진=국방TV 유튜브 캡처) |
|
1일 국방부 유튜브는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영상은 이날 오전 9시까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급하게 비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에서는 홍범도 장군을 ‘일본군에게는 하늘을 나는 장군이라 불릴 정도로 두려운 존재’였다며 그의 독립운동 행적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홍범도 장군이 러시아에서 활동할 당시 공산당에 가입하게 됐던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로 이주한 독립군들은 제국주의 열강을 피해 불가피하게 러시아 공산당(적군)과 왕당파(백군) 중 공산당에 손을 내밀었다. 이는 일본군이 백군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군이 공산당에 독립군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면서, 공산당은 독립군을 볼셰비키로 흡수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적군이 독립군을 공격하는 ‘자유시 참변’이 일어났다.
| (사진=국방TV 유튜브 캡처) |
|
국방TV는 “홍범도는 왜 공산당에 가입했나. 고려인 보호를 위해 소련공산당에 가입했으나 효과는 없었다”며 “홍범도가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오해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이) 1920년, 그러니까 21년 이후로 못 돌아오시고 소련에서만 살았고, 그리고 이제 광복이 된 다음에도 이제 동서냉전이 생기고 소련하고 공산당과 우리가 교류를 안 했다”며 “소련의 상황을 잘 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은) 소련에서도 동포들의 권익을 위해 돌아사긴 날까지 존경받을 우직한 할아버지”라며 “국모가 시해됐다고 총을 들고 일어나 의병을 하고 만주벌판에서 항일운동을 하신 진정한 민초”라고 했다.
반면 지난달 28일 국방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 시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 영상 댓글에서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항일 독립전쟁 영웅을 빨갱이 취급하며 모욕한다”, “국방부는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 “이 영상 없어지면 민원을 넣겠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