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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조합은 2009년에 설립되고 2016년에 이주·철거까지 이뤄졌지만, 사업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면서 착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이날 이데일리가 찾은 사업지는 철제 펜스가 사방을 단단하게 둘러싼 가운데, 틈새로 비치는 내부는 쑥대밭으로 방치돼 있었다. 평내동 일대에 깨끗한 신축 아파트들이 여럿 들어선 풍경과는 대조적이었다.
펜스에 내걸린 ‘조합원님의 부담 최소화는 서희건설만이 할 수 있습니다’는 문구의 현수막은 색이 바래 제대로 읽기도 어려웠다. 현수막이 걸린 게 언제인지 주민들에게 물어봐도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허무한 답변만 되돌아왔다.
조합은 처음에 시공사로 두산건설을 선정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에 차질이 생기자 계약을 해지했다. 이어 2015년에 시공사로 서희건설을 선정했으나 2020년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고 또다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서희건설은 소송을 제기해 시공권을 되찾았고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되면서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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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의 부채 규모가 사업지의 가치를 역전하면 조합원들은 가지고 있는 개인 재산마저 내놔야 할 수 있다. 사업지가 경매에 넘어가 조합원들이 투자금과 분양 권리를 잃었던 일명 ‘성수동 트리마제 사태’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A씨는 이어 “다만 조합의 재산과 조합원 개인의 재산은 분리해서 취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실제로 조합원 개인의 재산까지 추심할 수 있는지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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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관계자 B씨는 “사업에 문제가 생겨도 조합원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양측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의견을 합치시키지 못한 게 사태를 여기까지 키웠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이제는 원주민 조합원보다 도중에 들어온 투자자들이 더 많고, 이들은 최대한 빨리 토지를 넘겨버리고 발을 빼고 싶어 한다”며 “반면에 원주민 조합원들은 원래 있던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한고, 끝내 새집을 보지 못한 채 숨지는 안타까운 사례도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합원 C씨는 “권한이 박탈된 조합장과 비대위 양쪽이 모든 권한을 다 내려놓고 새로운 3자가 사업을 맡아야 한다”며 “조합원들이 결속력을 발휘해 사업이 곧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게 가장 절실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