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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실적 전망 줄이어…“예측 자체가 불가능”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전날 중국에서 1년 이상 영업해 전년도 실적과 비교 가능한 매장들의 매출이 2022회계연도 2분기(1~3월)에 2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조치 때문이라며, 같은 이유로 2022 회계연도 실적 전망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중국의 상황은 하반기 실적을 예측할 능력이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중국에서는 2500만명이 거주하는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한 달 넘게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도인 베이징과 1220만명이 거주하는 항저우 등 주요 대도시들은 이미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거나 하나둘씩 봉쇄조치에 들어가고 있다.
애플도 상하이 공장 폐쇄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프펀드에 따르면 애플 제품의 85%는 중국에서 조립되며, 거의 모든 최종 조립 공장이 상하이에 있다.
접착제 및 건축자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특수제품을 판매하는 듀폰(DuPont)도 전날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봉쇄조치로 중국 내 공장 2곳이 지난 3월 완전 폐쇄됐고, 원자재 공급도 더욱 타이트해져 2분기엔 물량 증가가 둔화하고 마진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32억~33억달러 매출을 전망했다. 이는 팩트셋 추정치인 33억 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같은 날 화장품 업체 에스티로더는 2022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봉쇄조치로 상하이 유통시설이 3월 중순부터 제한적으로 운영됐고, 소매 트래픽과 여행 및 유통 기능이 일시적으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다음 분기 매출 성장률은 7~9%에 그칠 것으로 에스티로더는 예측했다. 팩트셋 전망치 14.5%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 역시 봉쇄조치로 큰 피해를 입었다. 모건스탠리는 “금융을 제외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본토 주식의 약 절반가량이 1분기 실적 기대치를 하회했으며, 4분의 1 정도만이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분기 기준 (팬데믹이 초반인) 2020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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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들은 중국의 봉쇄조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팬데믹 여파(중국의 봉쇄조치)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회사의 성장에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등 북미지역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부품 공급 등 생산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 3월 미국에 5년 간 70억달러(약 8조 8600억원)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짓고, 배터리 공장 설립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전기차 판매량 목표를 70만대로 정했으나, 중국의 강력한 봉쇄조치 이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올해 전망치는 일단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