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의 회계 논란이 결국 경찰 수사로 이어지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국제도서전 개최 보조사업에 대한 정산보고 과정에서 수익금을 누락해 회계 보고한 의혹과 관련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 윤철호 회장,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 등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로 2일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왼쪽) 회장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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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은 출협이 주최하는 행사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행사 개최를 위해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출협은 행사 종료 후 지원받은 보조금 및 보조사업 수행에 따라 발생한 수익금(관객들의 입장료와 출판사·기관들의 부스 참가분담금) 등에 대해서도 보조금 관련 규정에 따라 출판진흥원에 정산·보고해야 한다.
문체부는 자체감사를 통해 출협이 처음 제출한 2018~2022년(코로나19로 축소개최된 2020년 제외) 도서전의 수익금 통장 사본의 거래 내역이 많은 부분 삭제, 블라인드 처리(하얗게 공란 처리)됐음을 주목, 통장 원본과 비교·대조한 결과 수익금 수억원이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누락의 사유·배경·과정 등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권한이 있는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세금과 관련한 탈선과 낭비 의혹에 대한 추적, 진실 규명에는 예외가 없다”며 “의혹이 없다면 하지 않을 블라인드 처리의 무모하고 어처구니없는 행태가 미스터리이다. 수사를 통해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와 출협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내역 누락 등을 지적하며 “한심한 탈선 행태”라고 비판하자, 출협 측은 감사에 반발하며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오는 17일에는 출판계 지원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