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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이르면 10월 YCC 틀 전반 손볼 것”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BOJ는 28일 국채 10년물 무제한 매입을 위한 금리 기준을 기존 0.5%에서 1%로 높였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상징과도 같던 YCC 정책을 ‘깜짝’ 수정한 것으로, 긴축 전환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스즈키 히로후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외환 수석전략가는 “BOJ가 YCC에서 손을 떼고 있다. 실질적인 장기금리 상한을 1%로 올린 건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벤저민 샤릴 JP모건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옳은지 그른지와 관계없이 이번 결정을 ‘YCC 종말의 시작’이라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BOJ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0%에서 ± 0.5% 정도’로 유지한다는 완화 정책의 큰 틀은 그대로 놔뒀다.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을 이번 YCC 정책 수정에 맞춰 1%로 올리거나 YCC 정책을 폐지하는 것이 다음 긴축 전환 신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미즈호증권 외환 수석전략가는 “이르면 오는 10월 BOJ가 YCC 정책 틀 전반을 손보고 더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향후 미국, 유럽 등이 경기침체 등으로 긴축을 종료하거나 완화로 돌아섰을 때 긴축 기회가 사라질 것을 우려한, 즉 대응 여력을 남겨두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에만 2000조원…해외 나간 日자금 귀환할까
BOJ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하면 글로벌 자금 흐름도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환경에서 해외로 유출됐던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투자가들의 해외 투자액은 지난해 말 531조엔(약 4807조원)으로 금융완화 정책이 이어진 지난 10년 동안 70% 가량 늘었다. 미국에만 225조엔(약 2036조원)이 투자됐고, 이 가운데 미 국채 투자액은 1조 763억달러(1375조 51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일본의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가늠하는 일본 내 외국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12조 9000억엔(약 116조원)에 달한다. 파라스 아난드 아르테미스인베스트먼트 CIO는 “BOJ의 결정이 엔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며 “미 주식 시장과 장기채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YCC 수정이 발표된 직후 미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주 만에 4%대를 넘어섰다.
금리 1%p 올리면 日 정부 부담 32조원↑
BOJ의 정책 전환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1년에 25조엔(약 226조원)이 넘는 돈을 공공부채 상환에 쓰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026년까지 정부 채무 상환 부담액이 3조 6000억엔(약 32조 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방위비 확대를 위해 더 많은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