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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마이스 정책 포럼’에서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를 향해 쏟아낸 성토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강연과 토론에선 “성숙기에 접어든 마이스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업계에만 바뀐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라고 할 게 아니라 정부도 관련 정책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꾸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더 이상 반쪽짜리 관련 법(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핑계로 시장과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확장 전략이 아닌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축소지향 정책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문체부가 이달 중 앞으로 5년간(2024~2028년) 마이스 정책의 방향을 담은 ‘제5차 국제회의산업 육성 기본계획’ 발표를 예고한 상황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정부 정책에 대한 학계와 업계의 불만과 우려가 표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이스 ‘탁상정책’이 미스 매칭 원인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마이스관광학회가 주관한 포럼은 지난달 2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마이스 정책의 지나온 20년과 나아갈 20년’을 주제로 열렸다. 지난해 6월에 이어 두 번째 정책 포럼을 주관한 한국마이스관광학회는 학계와 업계 대표 65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마이스 분야 최대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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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문체부의 올해 마이스 부문 예산은 304억원으로 지난해 328억원보다 7% 넘게 줄었다. 전체 관광 부문 예산(1조3115억원)이 전년 대비 6.6%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전체 관광 부문 예산에서 마이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7%에서 2.3%로 낮아졌다.
김 교수는 “예산 규모보다 중요한 건 한정된 자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5년마다 세우는 국제회의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지역 주도의 권역별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 미스 매칭의 원인인 ‘톱 다운’ 방식의 정책 수립 체계를 ‘보텀 업’(Bottom Up)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학계와 업계에선 지난달 제8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제시된 17개 시·도 중심의 ‘지역관광전략회의’와 연계해 권역별 계획을 체계화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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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론 패널로 나선 박진혁 서울관광재단 팀장은 “행사 성격과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이벤트를 마이스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문화·예술, 스포츠 등 기존 영역과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이벤트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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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정부 마이스 정책의 목표가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스를 정부 부처와 산업의 영역을 뛰어넘는 교류 촉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본의 확장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신자 이즈피엠피 대표는 “국제행사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본 ‘콩그레’라는 회사는 지역 문화관을 민간에 위탁하도록 한 일본 정부의 정책으로 현재 전국 107개 시설을 운영하는 직원 2000명을 거느린 알짜 기업으로 성장, 컨벤션센터 등 복합단지 개발에 직접 투자까지 하고 있다”며 “당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단기 정책 외에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장기 정책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